건설 맏형 현대건설, 미청구공사 '6조'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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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불황기에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 대손상각비로 처리되면서 손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회수가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건설업체의 유동성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1분기 말 미청구공사금액은 6조1921억원으로 2019~2020년 2조원 초반대에서 기준금리가 상승한 2021년 말 3조2474억원, 2023년 말 5조3352억원 등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5~2016년 건설업계는 유동성 악화에 시달렸다.
특히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하는 경우 현금 여력이 지속해서 떨어질 수 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말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별도기준 1조5569억원으로 전년 말의 2조3821억원보다 35%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2020년 현금성자산을 2조원대로 늘린 뒤 2023년까지 2조원대 초·중반을 유지했는데 3년 만에 1조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현금성자산의 감소로 현금창출력이 둔화해 영업활동현금흐름(기업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으로 발생한 현금 유입·유출)도 2021년 1조1202억원으로 흑자 달성한 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22년에 -3253억원, 2023년 -8343억원, 2024년 1분기 -8747억원을 기록하면서 현금창출력이 지속해서 약화됐다.
현대건설은 최근 경기 수원시 '힐스테이트 호매실'의 지분 일부(900억가량)를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금성자산이 감소함에 따라 차입을 늘리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올해 11월 분양 전환이 가능해지면 자산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는 알짜 자산마저 처분해 재무 부담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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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1분기 PF 우발채무는 11조원이고 미착공 브리지론은 4조2000억원대를 차지하고 있다. 브리지론의 본PF 전환 일정이 미뤄지며 연대보증 부담과 이자 누적으로 인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후순위 브리지론 대출로 650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서울 중구 마포로5구역 10·11지구 도시환경정비형 재개발사업의 본PF 전환 일정은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량 프로젝트인 CJ가양, 힐튼호텔, 르메르디앙 등을 착공시 미착공 브리지론을 2조원 미만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가 상승과 품질·안전 제고를 위한 추가비용이 증가해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신규 복합개발사업 등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이익을 증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통상적인 업계 기준에서 볼 때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형이 큰 회사라도 매출 대비 20%대의 미청구공사금액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미착공 브리지론 같은 경우 국내 주택경기 악화로 착공이 쉽지 않고 이자 비용만 늘어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시공능력 30위 업체의 합산기준(사업보고서를 미발표한 호반·대방·중흥·제일·반도건설 제외) 2023년 PF 우발채무 규모는 24조원이고 미착공 브리지론은 14조4000억원이다. 정비사업을 제외한 수치다.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급성장 구간에 영업이익 개선이 부재한 가운데 재무비율 악화와 PF 리스크 우려가 커져 신사업과 개발사업 등 긍정 요인이 희석된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현대건설은 미착공 브리지론을 현재 4조원대에서 연말 2조원 미만으로 축소할 계획을 밝혀 현금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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