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사일 거울 조처’ 경고에…독일 “우린 겁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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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독일 영토에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러시아가 중·단거리 타격 무기 생산 재개를 시사하며 반발하자 독일은 위협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이 독일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도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중단하는 등 '거울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전날 강경한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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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독일 영토에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러시아가 중·단거리 타격 무기 생산 재개를 시사하며 반발하자 독일은 위협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여당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사일 배치를 둘러싼 유럽 내 긴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각) 세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무기 생산 재개 압박에 대해 “우리는 그러한 발언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가 보도했다. 같은날 크리스티안 호프만 독일 정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유럽의 전략적 균형에 변화를 가하고, 크루즈 순항 미사일로 유럽과 독일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며 미사일 배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이 독일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도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중단하는 등 ‘거울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전날 강경한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독일에 미사일이 배치된다면 여기 맞대응해 배치할 수 있는 타격 시스템 개발도 막바지 개발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호프만 대변인은 이런 위협과 관련해선 “우리는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지난 11일 미국과 독일은 공동 성명을 내어 2026년까지 에스엠(SM)-6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토마호크(순항미사일),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은 이런 조처가 러시아가 폴란드·리투아니아를 접한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외곽 지역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는 움직임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독일 내 미사일 배치 문제에 관해선 당장 독일 여당 안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사일 배치 소식이 전해진 뒤 독일 신호등 연정을 이끄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의 롤프 뮈체니히 원내대표는 “(배치 예정인) 미사일은 경고 시간이 매우 짧고, 새로운 기술적 역량을 보여준다. 의도하지 않은 군사적 확전의 위험이 상당하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랄프 슈테그너 사민당 의원도 “이 문제는 사민당과 연방의회에서 더욱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 쥐트도이체 자이퉁 보도를 보면, 사회민주당 정치인들이 모인 ‘에르하르트 에플러 서클’은 사민당 의원들에게 성명을 보내 “현재 독일 내 장거리 미사일 배치와 우크라이나의 유혈 사태를 종식시키는 문제에 대한 찬반이 편향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한다”며 “이 사안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독일이 핵 선제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와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서클은 2019년 숨을 거둔 에르하르트 에플러 전 독일 연방경제협력개발부 장관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조직으로, 노베르트 발터-보르얀스 전 사민당 대표와 게르노트 에를러 전 국무부 장관 등도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뮈체니히 원내대표가 비판적 입장을 밝힌 뒤에도 사민당 지도부와 의회가 침묵을 유지한 데 놀라움과 우려도 드러냈다.
러시아는 미·독의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서방 간 반복된 냉전 시대 대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이 동독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배치한 뒤인 1983년 미국이 모스크바 타격이 가능한 퍼싱2 미사일을 서독에 배치한 사건을 거론하며 “(현 상황이) 냉전 시대의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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