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툭하면 싸우는 형제자매,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초1 여아와 만4세 남아, 만2세 여아 이렇게 세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첫째는 어릴 때 부터 까다롭고 산만하고 부주의한 부분이 많아서 혼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동생들과 관계에서도 양보를 하라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내고 울면서 감정을 폭발합니다. 둘째는 순하고 키우기가 순탄해서 제가 보기에도 엄마가 특히 예뻐합니다. 가끔은 첫째와 둘째를 비교하는 말도 하게 되고요. 첫째와 둘째가 가끔 치고 박고 싸울 때가 있는데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첫째와 둘째가 사소한 일로 싸우는 게 점점 많아지고 막내가 공격적인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을 보고 엄마가 싸우면 손바닥 체벌을 하기 시작했는데 첫째가 특히 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엄마와 갈등이 많아져서 걱정입니다. 애 엄마는 그러고 나서 몰래 울면서 자책합니다. 세 아이가 사이좋게 잘 지내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어머님께서 까다로운 기질의 첫째 아이를 키우시면서 여러 가지 고충이 있었고 둘째 아이가 순하다 보니 더욱 비교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셋째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보게 되면서 걱정이 많아지셔서 제압하는 형태로 훈육의 방향성을 잡았지만 현재 세 아이를 훈육하고 중재하는 것에 대해서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여겨지네요. 첫째 아이는 까다롭다보니 혼이 나면서 자랐는데 동생이 태어나면서 애정의 박탈감을 느꼈고 순한 동생과 비교 대상이 되면서 감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부모가 저마다 기질이 다른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마다의 기질의 아이들이 다투는 경우 아이가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중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1. 일상적으로 작은 다툼에 대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아이들이 갈등을 스스로 잘 해결하거나 양보할 때 칭찬해주세요.
아이들은 소소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각자의 좋은 행동에 대해 놓치지 않고 지지해주면 좋은 행동이 강화가 되고 다른 형제 아이도 그것을 배우게 됩니다.
"지연이도 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지석이가 하고 싶은 게임을 물어보고 양보해주었구나" "지석이는 누나가 배려해줘서 고맙다고 말도 잘하고"
2.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아이들의 상황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세요
부모님은 갈등상황에서 아이들의 잘잘못을 가리고 잘못한 아이에게만 꾸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한 아이가 잘못을 했더라도 혼자만 혼이 나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억울한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크건 작건 갈등 상황에서 부모가 객관적 관찰자가 되어서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상황과 감정을 반영해주면 아이들도 갈등보다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생각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감정과 욕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지연이가 숙제 중인데 지석이가 방해가 되서 짜증이 났나보다"
"지석이는 누나랑 놀고 싶은데 안 놀아주니 서운해서 누나에게 돼지라고 놀린거야"
"지석이는 누나에게 언제 놀 수 있는지 부탁해보고 지연이는 언제 놀 수 있는지 말해주면 좋겠다"
3. 아이들이 서로를 해치지 않도록 안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분명한 제한과 한계를 정해 주세요
어떠한 경우에도 체벌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없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다루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체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공격 행동을 고치기 위해 체벌하는 것은 특히 이중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아이는 더욱 혼란스럽고 감당할 수 없는 부정적 감정을 쌓이게 할 수 있습니다. 체벌을 받는 동안 아이는 "내 몸은 소중하지 않아. 나는 맞아도 될 만큼 나쁜 아이야" 수치감을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영아기부터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감정은 알아주되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한과 한계를 정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누구도 다치게 하는 건 안돼!!"
"지연이는 동생이 네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서 화가 나서 밀친 거구나.
지석이는 누나 물건이 궁금해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누나가 밀쳐서 화가 난 거고.
다음엔 어떻게 하면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있을까?
중요한 물건은 따로 보관하거나 "만지지 말아 주세요"라고 메모를 해두는 건 어떨까?"
4. 한쪽 편을 들거나 한 아이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않고 부탁하고 조율하도록 해주세요.
갈등에 대해 부모님께 이르는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나서서 한 아이를 직접적으로 혼을 내게 되면 이르는 아이는 의존적인 태도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고 양보를 강요받는 아이는 부정적 감정이 쌓이게 되어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표현하며 조율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엄마 누나가 샤프펜을 안 빌려줘요."
"지금 저도 숙제 해야 돼요"
"누나가 그걸 샤프 펜을 안 빌려줘서 서운한가보네. 그런데 숙제가 중요하긴 하지. 그건 누나 물건이니까 너가 누나에게 잘 부탁해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너희 둘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5. 어느 누구와도 비교하며 칭찬하거나 꾸짖는 것은 위험합니다.
비교하는 표현은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게 되고 아이들의 경쟁심리를 부추기게 되어 형제 간의 우애를 더욱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각각 장점과 약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아이 각자를 칭찬해주고 꾸짖을 때는 아이의 존재가 아닌 문제 행동에 초점을 두고 말해주세요. 보름달에게 별처럼 되라고 강요하고 꾸짖다 보면 보름달은 별처럼 되려고 살을 깎고 깎다가 결국 달도 별도 아닌 모양이 되어 정체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지연이는 그림을 잘 그리고 지석이는 만들기를 잘하지."
6. 공용물건은 미리 사용 규칙을 함께 정하도록 해주세요.
어린아이들의 경우 놀잇감으로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놀잇감을 제시해 주는 경우에는 미리 이라는 것을 인지시켜주면서 규칙에 대해 아이들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게임기를 사왔는데, 사이좋게 같이 쓰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니?"
규칙을 정했더라도 아이들은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일단 싸움이 되는 놀잇감을 치우고 아이들이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일단 이건 엄마가 가져갈게. 너희끼리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놀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고 엄마에게 와."
7. 잠깐이라도 부모님과 아이들 각자 1대1 시간을 가져보세요.
각각의 아이들에게 부모는 우주이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형제관계에서 관용을 베풀 수 있게 하는 동기를 줄 수 있습니다. 1대1로 시간을 보낼 때 아이의 고충과 노력들을 인정해주고 부모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준다면 가족 내의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지연아 동생들 챙기느라 양보하고 애쓰고 있는 거 엄마가 알아. 덕분에 엄마가 힘이 날 때가 많다. 고맙고 사랑해."
8. 부모가 좋은 관계의 모델이 되어주세요.
어느 가정이든 다툼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 서로의 의견을 듣고 잘 조율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부모가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고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건강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9. 주기적으로 가족회의를 해보세요.
가족들의 상호작용 패턴을 보면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 가족 각자의 어려움들에 대해 회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가족들이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황들을 만들어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아이들은 회의를 통해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고 좋은 방법과 가족 규칙에 대해 토론하면서 점차 논리적 사고를 하게 되고 자기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가족 내의 감정적인 대처를 줄일 수 있게 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우리 아이들이 형제 관계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중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아이들 각자의 주관적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존중해주고 타협점을 찾도록 조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내용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이서현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일산점에서 아이와 부모가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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