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연령별 이유와 대처법
Q. 4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가끔씩 거짓말을 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서 동생을 몰래 때리는 걸 봤는데 안 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아까 낮에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아빠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아빠한테 안 먹었다고 해요. 그래서 거짓말이 나쁜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지만 회피하기만 하고 말도 잘 안 들으려고 해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크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되고요.
A.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연령에 따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5세 이하인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1. 5세 이하의 아이는 아직 실제 일어난 사건과 자신의 생각을 아직 구분하지 못합니다.
"아저씨가 나 때찌 했어"라고 말하면, 많은 부모님들께서 깜짝 놀라실 것 같습니다. 사실은 아저씨가 고함을 친 것인데, 5세 이하인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적 표현이 제한적이고,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한 표현으로서 적절한 표현 방법을 아직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는 다르게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표현할 수 있습니다.
2. 5세 이하의 아이는 타인 조망이 완전히 되지 않고, 거짓말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낮에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오늘 아이스크림 안 먹었어"라고 한다면, 아이스크림을 더 먹고 싶은 마음에 하는 거짓말입니다. 5살 이하의 아이라면 아까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 그 외에 두려움을 가질 때 반사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동생을 때렸는데 "동생 안 때렸어"라고 말한다면, 엄마에게 야단맞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반사적으로 거짓말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위 내용처럼 어릴 때 하는 거짓말 3가지는 사실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아직 아이의 연령대가 적절한 방식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세가 지나서 하는 거짓말은 아래와 같이 조금 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
"동생(친구) 안 때렸어", "몰래 가져가지 않았어"
2. 욕구나 물질을 충족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
"안 훔쳤어"
3.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
"숙제 다 했어"
4.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하는 거짓말
"나 친구 정말 많아"
5. 또래 사이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해 하는 거짓말
"나 그거 있거든?", "나도 해봤거든?"
이와 같이 거짓말에는 아이의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에 무조건 걱정만 하시거나 야단만 치시기보다는 아이의 욕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처하시면 아이의 올바른 성장에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의 거짓말에 대처하실 수 있는 대화법을 알려드릴 테니 다음과 같이 활용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1단계,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을 해주세요.
"그걸 가지고 싶었구나."
"동생(친구)에게 화가 났구나"
"그게 또 먹고 싶었구나."
"친구가 부러웠구나"
"숙제하기가 힘들었구나"
2단계,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님이 협조해 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쌓아주세요.
"뭐, 우리 아들이 그렇게 먹고 싶다는데 줄게!"
"엄마가 동생이랑 함께 있을 때마다 질투가 났나 본데 얼른 와. 안아줄게!"
"그 물건 언제든지 엄마가 사줄 수 있지!"
"친구처럼 너도 그걸 원한다는 걸 엄마가 몰랐네 미안해."
"숙제를 네가 힘들어할 줄 몰랐어."
3단계,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간단하게 정해주세요.
"아이스크림은 일주일에 세 번 네가 언제든 원할 때 먹자"
"언제든 동생에게 화나면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해~, 그리고 동생이 예쁠 때는 이렇게 해주면 돼"
"자, 우리 그럼 물건을 사러 한 달에 2번씩 꼭 가자"
"네가 언제든 친구에게 부러운 게 있으면 어떻게 너도 할 수 있는지 의논해 보자"
"숙제를 하기 위해서 엄마가 뭘 도와줘야 할지 정해보자"
위와 같이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는 간략하게 1~3단계에 맞춰 3문장 정도로만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크게 야단치고 궁지로 몰아붙이거나 수치심을 주게 되면 아이는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거짓말한 것을 들키지 않을까 궁리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대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긴 잔소리처럼 이야기하시거나, 소리 지르거나, 크게 화를 내기보다는 진지한 얼굴로 아이와 대화해 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10살이 넘었는데도 아래와 같은 행동이 보일 때는 꼭 아동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셔서 전문가와 아동상담을 진행해 보시길 바랍니다.
첫째, 교묘하게 사람들을 이간질 시키는 행동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부모나 형제자매, 친구들끼리 대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둘째, 스릴감을 추구하는 듯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속이는 말을 즐기는 태도가 보이기도 하고, 재미를 위해 타인을 기만하는 듯한 의도가 명확하게 보입니다.
셋째,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거나 거부하는 행동으로서 하는 거짓말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모든 일에 계속 남 탓을 하거나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행동 특징이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불안감, 열등감, 자신의 외모, 가치, 능력에 대한 비하적 발언이 자주 나타납니다.
다섯째, 환상과 현실 사이 모호함이 있는 행동과 말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교묘하게 현실과 환상을 섞어서 말하는 경우가 있고,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와 같은 행동은 아이의 인격 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인 어려움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아동상담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가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도록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박현숙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통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어 하는 것은 부모의 심리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는 점을 알게 됐다. 부모가 조금 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코칭에 힘쓰며, 부모자녀 관계치료에 관심을 갖고 현재 심리상담센터 마인드카페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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