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 후 유독 컸던 세리머니’ 이동근, “지나온 감정들 표출”
고려대는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중앙대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제40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에서 변함없이 통산 14번째 정상에 섰다. 고려대는 MBC배에서 패배를 모른다. 2017년부터 31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중앙대의 34연승에 이어 역대 2번째 긴 연승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동근(198cm, F)은 고르게 활약하며 MBC배 우승에 힘을 실었다.
MBC배에서 평균 9.8점 8.6리바운드 1.6어시스트 1.0스틸 1.8블록을 기록한 이동근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연세대와 결승에서) 점수 차이를 벌릴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아쉽기는 하다”며 “그래도 부상 선수가 많은 힘든 상황에서 우리끼리 팀으로 잘 뭉쳐서 또 한 번 우승을 해서 기분이 많이 좋다”고 MBC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고려대는 평균 67.2점을 올리고, 평균 49.2점만 허용했다. 고려대의 이번 우승 원동력은 수비였다.
이동근은 “MBC배랑 우리가 잘 맞는 게 아닌가(웃음)? 그런 느낌도 있다. 1학년 선수들도 대학리그 올라와서 적응하는 시간이 있었다. 동계훈련도 부상자가 많아서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대학리그를 치르면서 성장하고, 1학년까지 다같이 팀에 적응했다”며 “감독님, 코치님께서 세세하게 지도를 해주신다. 항상 수비를 강조하시니까 선수들도 그걸 듣고 기본기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그런 걸 신경을 써서 경기를 하니까 수비가 잘 된 거 같다”고 했다.
이동근은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시니까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 기대치가 높아서 나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좀 더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저도 저에게 기대치가 높으니까 기록에서 아쉽지만, 기록보다 나는 팀 승리가 최우선 목표다.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할이라면 그런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했다”며 “득점을 해줄 선수는 워낙 많다. 그래도 아쉬운 건 맞지만, 수비나 리바운드, 박스아웃, 공격 리바운드, 속공 참여에 중점을 둬서 경기를 했다. 부상 후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몸 상태도 100%는 아니어서 조금 아쉽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동근은 “대학리그 올라와서 적응하고 마음대로 안 되어서 힘들었을 건데 열심히 뛰어서 고맙고, 대견하다. 부상 때문에 못 뛴 선수들도 있어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감독님, 코치님, 형들이 말씀하시는 걸 잘 따라주고, 열심히 뭉쳐서 뛰고, 수비부터 열심히 하려니까 심주언도 자신감이 생겨서 결승에서 슛(3점슛 5개)이 잘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고 1학년들의 활약을 되짚었다.
이동근은 고려대 입학 후 이번 MBC배 결승 포함 연세대와 5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겼다.
이동근은 “라이벌 경기이고 절대 지면 안 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긴장감과 부담감이 다른 경기보다 크다”며 “한편으론 라이벌 대결이라서 더 설레고 기다려진다. 더 재미있고 더 끊어 오르는 게 있다”고 했다.
이동근은 “나도 농구를 하면서 그 정도로 큰 포효나 세리머니를 한 적이 없었던 거 같다. 이번 시즌이 힘든 상황이었다. MBC배에서 (팀 전체적으로) 수비는 좋았지만 공격에서 뻑뻑하고, 아쉽고, 안 풀려서 (팀 분위기가) 떨어지기도 했다. 저도 마찬가지였다”며 “그 순간 덩크를 하고 나서 그 동안 지나온 감정들, 그런 게 표출되어서 나왔다. 세리머니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크게 한 적은 진짜 처음이었다. 약간 의식하기보다 무의식 중에 저도 모르게 나왔다(웃음)”고 했다.
이동근의 3점슛 성공률을 살펴보면 대학농구리그에서 25.0%(8/32), 이번 MBC배에서 23.1%(3/13)였다.
이동근은 “성공률이 낮다.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감이 잡힌다. 연습도 많이 하고 있어서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샷 클락에 쫓기거나 멀리서 던지는 슛도 많아서 성공률이 그렇게 안 좋은 영향도 있다고 여긴다(웃음). 이건 핑계다. 연습을 하고 있어서 성공률은 점점 올라갈 거다”고 했다.
이동근은 “작년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정기전을 준비)했다. 정규리그도 있지만, 정기전이 다가올수록 분위기도 달라지고, 좀 더 집중하는 강도도 달라진다. 긴장감도 많이 생긴다”며 “제가 고려대 입학해서 연세대에게 한 번도 진 적이 없고, 맞대결에서 9연승 중인 걸로 안다. 연세대가 이겨보지 못했기에 더 불안할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자만하지 않고 우리가 할 걸 준비해서 한다면 대학리그나 정기전 모두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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