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치는 건가요… 자비 없는 김도영, 프리미어12 기대 안 할 수가 없다

김태우 기자 2024. 7. 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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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도영의 방망이는 강자를 상대로 더 타오르는 경향이 있다. ⓒKIA타이거즈
▲ 올 시즌 김도영은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만 벌써 50개에 가까운 안타를 때렸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혹자는 30%, 혹자는 50%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한다고도 한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니, 투수만 놓고 한정했을 때는 과장된 말도 아니다.

외국인 투수들은 아무래도 국내 선수들보다 수준이 높고, 그런 수준을 기대하며 많은 돈을 준다. “현지에 투수가 없다”, “수준급 선수를 뽑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올해 투수 순위표를 보면 외국인 투수 잔치다. 29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19명 밖에 안 되는 가운데 이중 외국인 투수가 12명이다. 평균자책점 상위 5위 내에 외국인이 4명, 상위 10위 내에는 7명이 포진해 있다.

아무래도 타자들은 외국인 투수를 상대했을 때 타율이 낮기 마련이다. 더 수준이 높은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특정 외국인 투수에 강할 수는 있어도 리그 전체 외국인 투수를 상대했을 때의 성적을 놓고 보면 자기 평균보다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고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상식을 비웃는 선수가 있다. 올해 리그의 가장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김도영(21·KIA)이 그 주인공이다.

김도영은 올해 98경기에서 타율 0.354, 28홈런, 78타점, 100득점, 13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74를 기록하며 말 그대로 역사적인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다. 리그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이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김도영이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는 자기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타율을 올렸다는 것이다. 올 시즌 타율이 0.354인데,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한 전적만 뽑아보면 타율이 무려 0.438에 이른다.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만 49안타를 쳤다.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카일 하트(NC)를 상대로 8타수 5안타(.667)에 홈런 하나를 뽑아낸 것을 비롯, 3위인 아리엘 후라도(키움)를 상대로 6타수 2안타(.333) 1홈런, 4위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을 상대로 6타수 3안타(.500)를 기록했다. 삼성 에이스인 코너 시볼드를 상대로는 3타수 3안타(1.000)에 홈런 하나, 지난해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였던 라울 알칸타라(전 두산)를 상대로도 홈런 하나를 곁들이며 7타수 3안타(.429)를 기록했다.

그 외에 브랜든 와델(두산·6타수 3안타), 애런 윌커슨(롯데·8타수 4안타), 디트릭 엔스(LG·11타수 4안타 1홈런), 다니엘 카스타노(전 NC·5타수 4안타) 등에게도 매우 강했다. 올해 김도영을 효율적으로 제어한 리그 외국인 투수는 찰리 반즈(롯데·6타수 무안타), 윌리엄 쿠에바스(kt·6타수 1안타), 시라카와 케이쇼(SSG-두산·2타수 무안타) 정도다. 김도영은 나머지 외국인 투수 전원을 상대로 상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미친 성적이다.

사실 외국인 타자가 까다로운 건 구위 자체가 좋은 것도 있지만, KBO리그에서는 잘 보기 어려운 폼과 구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상대는 낯설 수밖에 없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자신의 확실한 존을 바탕으로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팀 동료인 제임스 네일이나 캠 알드레드가 “김도영이 우리 팀이라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 올 시즌 자신의 존을 확실하게 설정하며 불을 뿜고 있는 김도영의 방망이는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타이거즈

이런 김도영의 외국인 강세는 다가오는 프리미어12도 기대케 한다. 프리미어12는 오는 11월 열린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기를 못 펴고 있는 한국은 프리미어12를 중흥의 장으로 만들고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대거 나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는 수준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상위권 팀 전력은 만만치 않은 편이다. 당장 일본은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들이 죄다 출동한다.

국제 대회에서는 결국 투수가 낯설음을 무기로 들고 나오는 만큼 타자들의 적응력이 중요하다. 어떤 폼이든, 어떤 구질이든 자신의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도영의 올해 발전된 모습은 프리미어12에서의 중추적인 몫도 기대케 한다. 올해 프리미어12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점차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가운데 근래 대표팀과 비교했을 때는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타격이 그런데, 김도영의 국제대회 활약상이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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