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격계 '주당' 장갑석 총감독 "나부터 술 끊어…그래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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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석(64) 한국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사격계에서 알아주는 '주당'이다.
한국체대에서 30년 이상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 '모든 사격인의 스승님'이라고 불리는 장 교수가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해 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하자 술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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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진 실탄 교체 설득에 공들여…그게 금메달로 이어져"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장갑석(64) 한국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사격계에서 알아주는 '주당'이다.
스스로 "1년에 술을 400번 마신다. 1년 365일 마시고, 주말에는 사위와 함께 낮과 저녁에도 먹는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체대에서 30년 이상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 '모든 사격인의 스승님'이라고 불리는 장 교수가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해 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하자 술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 총감독은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에 두 번째 금메달이 나온 29일(현지시간)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나부터 술을 끊었다. 감독으로 부임하며 술을 한 방울도 안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리더가 먼저 보여줘야 선수들이 따른다"고 말했다.
장 총감독은 이른바 '호랑이 감독님'으로 통한다.
철기둥 같은 기준을 정해놓고, 거기에서 어긋나는 선수가 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장 총감독은 이번에 대표팀을 맡고 이른바 훈련 중 '3C 금지령'을 내렸다. 휴대전화(Cellular)·커피(Coffee)·담배(Cigarette)다.
강력한 의지로 그 좋아하는 술도 끊은 장 총감독 앞에서 누구도 훈련 중에는 휴대전화나 커피, 담배를 꺼내지 못했다.
그렇게 높은 효율로 훈련에 매진한 우리 대표팀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눈앞에 뒀다.
대회 시작 사흘 만에 한국 사격이 파리 올림픽에서 얻은 메달은 금 2개에 은 2개로, 종전 최고 성적인 2012 런던 올림픽(금 3, 은 2)에 근접했다.
장 총감독은 "아직 내가 (금메달) 목표로 한 종목은 메달이 안 나왔다. 앞으로도 계속 메달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29일 공기소총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명중한 '여고생 소총수' 반효진(16·대구체고)과 숨은 이야기도 공개했다.
반효진은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 실전용 탄이 아니라 연습용 탄을 경기에서 썼다고 한다.
연습용 탄을 쓰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통 하나에 500개씩 보관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탄이 망가질 우려가 있다는 게 장 총감독의 설명이다.
장 총감독은 "반효진이 반동 느낌이나 그런 것 때문에 연습용 탄을 쓰고 싶다더라. 대표선발전도 그걸 써서 (1위로) 통과했다. 강제로 바꾸라고 하는 것보다는 선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통해 실전용 탄에 가까워지도록 유도했다. 이번 금메달에는 그게 주효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 총감독은 샤토루에서 벌써 두 번이나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선수들이 '감독님, 눈물도 있는 분이셨나요'라며 깜짝 놀랄 정도다. 지난 8년 동안 한국 사격이 침체해서 스스로 (눈물이) 자제가 안 됐다. 부끄럽다"며 웃었다.
한국에 돌아가는 그날, 장 총감독의 금주령도 막을 내린다.
그는 샤토루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집에 돌아가면 아들과 사위가 판을 벌여놓고 있을 거다. 그러면 일단 '소맥'(소주+맥주)으로 시작해야겠다"며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함께 고생한 지도자와 선수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잘 따라주고 협조해줘서 큰일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면 근사한 곳 데려가서 밥 한 번 사줘야 한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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