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적자 탈출' 안간힘…1위 되찾을까

정혜인 2024. 7. 3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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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롯데그룹 편입 후 승승장구
2022년부터 삼성에 밀려 2위로 추락
부진 점포 정리·리뉴얼 해 경쟁력 강화
/그래픽=비즈워치

롯데하이마트가 올 상반기 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한때 매출액 5조원을 노릴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오랜 시간 지켜온 가전양판업계 1위 자리에서도 밀려났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롯데하이마트는 점포 구조조정과 리뉴얼, 이커머스 강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가전양판점 1위를 탈환한다는 구상이다.

적자 지속

롯데하이마트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1조1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줄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제 침체 탓이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1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적자 규모가 전년(180억원)보다 줄었다는 점이다.

롯데하이마트는 한때 롯데그룹의 '효자'였다. 롯데그룹은 2012년 1조2450억원을 들여 유진기업 등으로부터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당시 가전양판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롯데그룹은 하이마트 인수 후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40%대로 끌어올렸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액은 롯데그룹에 편입된 2012년 3조2211억원이었으나 5년 후인 2017년 4조99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가전양판점 4개사(하이마트·삼성전자판매·하이프라자·전자랜드) 기준 시장 점유율도 2015년 한때 48%를 넘어서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롯데하이마트도 2019년부터는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는 2019년 대규모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한 탓에 롯데그룹 편입 이래 첫 순손실(999억원)을 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38.7%에 그쳐 롯데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40%대를 밑돌았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로 가전 수요가 늘면서 '반짝' 성장을 하긴 했으나 2021년부터는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액은 2021년 3조8697억원, 2022년 3조3368억원에서 2023년 2조6101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롯데그룹에 편입된 2012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2021년 영업이익 1068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 영업손실 52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흑자 규모는 82억원에 그쳤다. 결국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서 모두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가전양판시장은 중소형 가전 중심의 이커머스, 고급 가전제품 중심의 백화점으로 양분화 하는 추세다.

롯데하이마트의 주력 시장인 오프라인 시장은 최근 취급품목을 크게 늘린 이커머스에 밀려 점점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법인이 운영하는 삼성스토어, LG베스트샵이 백화점에 직접 입점하면서 롯데하이마트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판매는 2022년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빼앗았고 지난해에도 1위를 유지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 및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가전 업황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2022년 40개점, 2023년 56개점 등 회생 불가능 점포를 정리했다. 올 상반기에도 8개점의 문을 닫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홈 만능해결 서비스' 강화, 점포 혁신, 자체 브랜드(PB) 리뉴얼, 이커머스 개편 등 4대 전략을 집중 추진 중이다. 가전양판점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다. 이 중 홈 만능 해결 서비스 강화와 점포 혁신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의 프리미엄 키친 쇼룸. / 사진=롯데하이마트

하이마트의 홈 만능 해결 서비스는 수리, 클리닝, 이전설치, 인테리어까지 고객의 생애 주기 전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홈 만능 해결 서비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방범, 방재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홈 만능 해결 서비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 목표는 전년보다 88% 증가한 400억원이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오프라인 기존점 중 68개점을 리뉴얼 했다. 취급 품목 수를 늘리고 홈 만능 해결 센터를 더하는 식이다. 올해 리뉴얼한 68개점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 신장했다. 매년 50여 개 점을 리뉴얼 해 향후 단계적으로 총 250개점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하이마트는 고객과 상권에 맞춘 신규 매장도 오픈한다. 빌트인 인테리어 특화 매장, 취미 특화 매장, 웰니스 특화 매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 오픈한 '한샘광교점'은 상권 특성을 반영해 빌트인 주방가전 구색을 크게 늘렸다. 이달 선보인 또 다른 매장인 '엔터식스안양역점'은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IT가전, 모바일, PC 등의 상품을 강화했다.

이커머스 강화

다만 롯데하이마트의 4대 중점 전략 중 PB 리뉴얼, 이커머스 개편 등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하이마트는 올 하반기 이 전략들을 집중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PB는 올해 안에 리뉴얼을 완료해 하반기 중 여러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의 PB '하이메이드'는 지난 5년간 평균 2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PB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딩, 디자인, 개발 역량 강화 등 전반에 걸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 등에 집중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월 모바일 앱 내에 '전시상품 특별관'을 열었다. / 사진=롯데하이마트

또 롯데하이마트가 보유한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이커머스에 이식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전시가전을 지역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선보인 '전시상품 특별관'을 열었다. 이밖에 '안심케어'와 '오늘설치' 등 차별화 서비스 등도 이커머스에 도입한다. 특히 온라인 고객이 오프라인 전문 상담원과 상담할 수 있는 '화상 상담 서비스'를 오는 8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일자로 판촉사원의 파견을 종료하고 대규모의 신규 채용을 하는 내용의 영업 인력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가전양판 전문가를 직접 키워 매장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이커머스 내 전문 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4대 중점 전략을 지속 추진해 가전양판점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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