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수들이 곳곳에 다 있네? 국적 바꿔 출전하는 선수들
2024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는 15명뿐이다. 하지만 경기장 곳곳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보인다. 국적은 러시아가 아닌 각각이지만 분명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들이다. 러시아 선수들이 무늬(?)만 바꿔 올림픽에 출전한 셈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허가한 러시아 선수는 러시아 대표가 아닌 ‘개인 중립 선수’ 자격이다. 자국 국기를 달지 못한다. IOC는 러시아 선수의 파리올림픽 참가를 극도로 제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 표명 등의 기준을 충족한 중립 선수에 대해서만 출전을 허락했다.
하지만 파리올림픽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러시아 대표 출신 선수들이 경기장 곳곳에 등장한다. 무려 20명의 선수가 파리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 국적으로 경쟁에 나선 것이다. IOC가 올림픽 참가를 허락한 선수보다 더 많은 숫자다.
레슬링에만 6명의 선수를 비롯하여 수영, 테니스, 다이빙, 유도, 사이클, 리듬체조, 마라톤 등 다양한 종목에서 이들을 볼 수 있다. 다음은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파리올림픽에 나선 선수들 면면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레슬링 선수 알렉산더 코마로프(25)는 2024년부터 국적을 세르비아로 바꾸고 대회에 출전해왔으며, 결국 파리올림픽 꿈을 이뤘다. 그는 세르비아 선수로 유럽선수권 대회(2024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르비아 국적 취득 전 러시아 레슬링선수권대회 자유형 우승자였으며, 유럽선수권대회(2019년, 2020년)에서도 두 차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북오세티야 출신의 레슬링 선수 체르멘 발리예프(25)도 2024년 2월부터 알바니아 국가대표로 출전해왔다. 그 역시 러시아 레슬링선수권대회(자유형)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23세 이하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2021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19년) 우승자다.
야쿠츠크 출신의 레슬링 선수 빅토르 라사딘(30)은 2023년 12월부터 타지키스탄 국가대표가 됐다. 2024년 아시아레슬링대회 자유형 은메달리스트다. 타지키스탄 대표 이전 러시아 선수권대회 수차례 우승했으며, 월드컵(2019년) 금메달리스트다.
다게스탄 출신의 레슬링 선수 아흐메드 타주디노프(21)는 2022년부터 바레인 국가대표로 출전해왔다. 세계레슬링선수대회 챔피언(2023년), 아시아선수권대회(2023년, 2024년) 2년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러시아레슬링선수권 대회(2022)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다게스탄 출신 레슬링 선수 다우렌 쿠루예프(32)는 2023년 4월부터 그리스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유럽레슬링선수권대회(2017년, 2023년, 2024년) 3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적을 바꾸기 전 그는 두 차례 러시아 챔피언(2018년, 2020년)에 오른 바 있다.
블라디카프카즈에서 태어난 레슬링 선수 게오르기 티빌로프(24)는 2023년부터 세르비아 대표로 변신했다. 유럽레슬링선수권(2023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2023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바 있으며, 러시안 컵(2021년) 금메달리스트였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출신 테니스 선수 알렉산드르 셰브첸코(23)는 2024년부터 카자흐스탄 선수로 뛰고 있다. ATP 랭킹 58위다. 바르나울 출신 수영 선수 일랴 시비르체프(23)는 2024년 1월부터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그는 2019년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바 있다. 같은 해 유럽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다.
펜자 출신 다이빙선수 이고르 먈린(27)은 2023년부터 우즈베키스탄을 대표가 됐다. 그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2015년)에서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조정 선수 안나 프라카텐(31)은 2023년 5월부터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로 활약해왔다.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유럽 챔피언(2021년), 2023년 아시안게임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모스크바 출신의 조정 선수 니콜라이 피메노프(27)는 2023년부터 세르비아 대표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는 러시아챔피언십 포섬 우승자다.
러시아 국가대표로 뛰었던 배구 선수 예카테리나 안트로포바(21)는 2023년부터 이탈리아 국기를 달고 뛰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최근 네이션스리그(2024년)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시민권을 바꾸기 전에는 러시아 청소년 대표 선수였다.
모스크바 출신 사이클선수 미하일 야코블레프(23)는 2023년부터 이스라엘 국가대표로 나섰다. 2024년 유럽선수권대회 스프린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1년 시민권을 바꾸기 전 그는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 경륜 동메달리스트였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딴 바 있다.
모스크바 출신의 테니스 선수 바르바라 그라체바(23)는 2023년 3월부터 프랑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은 2024년 프랑스오픈 4차 본선 진출이다. 시민권을 변경하기 전에 그녀는 여러 그랜드슬램 토너먼트에서 3라운드에 진출한 바 있다. WTA랭킹 68위.
북오세티야 출신 태권도 선수 레프 코르네예프(19)는 2023년부터 세르비아 국가대표가 됐다. 유럽선수권대회 은메달(2024년)과 동메달(2023년)을 목에 건 바 있다. 시민권 변경 전 US오픈챔피언십(2017년) 에서 은메달을 딴 바 있다.
무르만스크에서 태어난 수영선수 아나스타샤 키르피치니코바(24)는 2023년 6월부터 프랑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5회 유럽 쇼트 코스 챔피언(2023, 2021), 2021년 세계 선수권 대회 800m 자유형 은메달리스트다. 도쿄 올림픽에서 그녀는 400m, 800m, 1500m 자유형에서 러시아 대표로 참가했으며, 1500m에서 7위를 차지했다. 현재 1500m 자유형 프랑스 기록 보유자다.
리듬체조 선수 베라 투골루코바(15)는 2023년 11월부터 키프로스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2024년 월드컵 리본 부문 3위를 차지했다. 시민권을 바꾸기 전 그녀는 러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수차례 메달을 딴 바 있다.
야쿠츠크 출신인 마라토너 사르다나 트로피모바(36)는 2022년 5월부터 키르기스스탄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2023년 아시아마라톤대회 동메달리스트이며, 아시아하프마라톤선수권대회 개인전 3위, 단체전 1위를 차지했다. 시민권을 바꾸기 전 그녀는 러시아 마라톤대회 5차례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 출신 유도 선수 아람 그리고리안(26)은 2022년부터 UAE(아랍에미리트) 대표 선수로 나섰다.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시민권을 바꾸기 전 그는 러시아 챔피언이었고, 세계선수권(2019년), 유럽선수권(2019년) 금메달, 월드컵(2021) 대회 은메달리스트였다.
100kg 급 유도 선수 자파르 코스토예프(25)도 2022년 7월부터 UAE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2022년) 금메달, 2022년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다. 그는 2018년 러시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러시아는 파리올림픽 선수 참가 문제로 IOC의 조치에 극도의 불만을 보이며 40년 만에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는 등 무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 스포츠팬은 국적을 바꿔단 러시아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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