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내 일회용컵 사용 안된다는데…업주는 "상관없어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불가
일부 카페 아랑곳 않고 여전히 사용해
유명무실 '자원재활용법'…단속은 계속
지자체 "인력 부족…빠른 조치 힘들어"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카페·음식점 등의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원재활용법은 지난 2018년부터 개정돼 올해로 6년째 시행 중이다. 대다수의 카페가 이를 잘 준수하고 있지만 일부 카페의 경우 여전히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9일 낮 12시께 전북 전주시내의 한 카페.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카운터에는 컵홀더가 끼워진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줄줄이 쌓여있는 모습이다.

기자가 직접 키오스크를 통해 매장 내에서 먹고 간다며 차가운 음료를 한 잔 주문하자 가게 사장 A씨는 카운터에 있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꺼내 음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분명히 매장 내 취식을 한다고 주문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만들어 건넸다.

A씨에게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을 사용해도 되느냐 묻자 "상관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엔 그냥 (매장 내 취식과) 상관없이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드린다"며 "매장을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설거지 시간이나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그냥 일회용 컵에 드리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뒤이어 두 손님이 카페에 들어와 커피를 각각 주문했다. 이들 역시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만 커피가 담긴 컵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다.

일부 다른 카페들도 마찬가지였다.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날 찾은 전북대학교 인근 상권의 한 카페에는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이 있었다. 이들의 테이블에도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긴 커피가 놓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카페의 경우 매장 내 취식 시에 다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종이컵 등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컵에 음료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일부 소수의 매장은 이를 무시한 채 여전히 사용 금지 품목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 중이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단급식소, 일반·휴게음식점 등의 식품접객업소, 대규모 점포 등 다양한 시설과 업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접시·용기·나무젓가락 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적발 횟수 등을 고려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당 규제가 일시정지됐거나 지난해 11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규제 품목에서 해제되는 등 여러 변화를 겪었지만 플라스틱 컵은 규제 대상 품목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

전주시는 수시로 단속에 나서 이들 매장에 과태료를 매기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련 법률을 어기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 청소지원과 관계자는 "권역별 순찰과 민원 내용 등을 바탕으로 꾸준한 단속을 통해 올해도 매장 내 플라스틱 컵 등을 사용하는 매장 8곳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며 "점주분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환경을 위해선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단속 인원이 1명에 불과해 빠른 조치가 힘들어 아직 일부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분들은 불편하지만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