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마음도 화학인가?

2024. 7.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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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녀를 이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방영되고 있다.

여기서 정식으로 등록된 단어는 아니지만 '케미'라는 단어는 '화학 반응'이라는 뜻으로, '사람들 사이의 마음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을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인간관계 기본요소인 마음을 통한 교감이 인간의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들에 의해 조절된다.

이는 것은 앞서 언급한 '우리 몸은 화학이다'의 출발점이 '우리의 마음도 화학이다'로 그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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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

최근 남녀를 이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방영되고 있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출연하기도 하고, 선남선녀의 일반인 출연자들이 다양한 개성을 발산하기도 하는 등 매주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든다. 출연자들은 방송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가지면서 소위 '케미, 티키타카, 코드'라는 단어를 사람 간의 교감을 강조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즉 마음을 나누고 얼마나 깊이 공감하느냐가 남녀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척도가 되는 모양새다.

여기서 정식으로 등록된 단어는 아니지만 '케미'라는 단어는 '화학 반응'이라는 뜻으로, '사람들 사이의 마음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마음'의 어원은 이와 일맥상통하여 '조화나 주고 받는 것의 결과'인 '맞다'라는 단어에 그 기원이 있다고 한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 서로 맞음을 인식하는 단계인 것이다.

그럼, 그러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해 보자. 심리학에서는 마음의 기원과 작동원리, 상호작용 등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인간의 마음은 기쁨과 고통이 상존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기쁨은 고통의 부존재로부터 나타난다고 정의했다.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은 인류가 본능적으로 기쁨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도록 돼 있고, 이러한 기쁨과 고통은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근대 과학에서도 이러한 기쁨의 근본을 찾기 위해 수많은 뇌의 연구가 진행됐고 그 중에서 캐나다의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올즈와 밀너가 1954년에 실험용 쥐의 뇌 속 시상하부 측면에 전극을 이식하고 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버튼을 눌러 뇌에 자극이 가해지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다. 그 결과 쥐가 한 시간 동안 수천 번, 며칠 동안 계속해서 버튼을 눌러 자신의 뇌에 전기 자극이 가해졌다. 심지어 쥐는 버튼을 누르기 위해 사료와 번식을 위한 교미도 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의 원인은 그 후 이루어진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듯 쥐에게도 보상이라는 형태로 동기를 부여해 이러한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의 시상하부가 자극되면 강력한 긍정적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었고, 이후 신경과학에서는 시상하부 측면을 기쁨 센터라고 부르게 됐다.

인간의 행동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려면 뇌의 여러 영역들의 의사소통이 서로 원활해야 한다. 뇌의 의사소통은 뇌의 기본 구성인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치밀한 연결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뇌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경세포가 1000억 개 이상 존재한다. 따라서 신경세포 사이에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복잡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경세포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1900년 초반에 지금 잘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포함 신경전달 화합물이 50여 종 넘게 발견이 되었으나 19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신경세포의 전달이 전기적 자극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921년 오스트리아 과학자 오토뢰비의 특정 신경세포와 심장 박동수의 조절 실험을 통해 화학적 기반의 신경전달물질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기쁨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의사소통에는 '베타-엔톨핀'이라는 물질이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베타-엔돌핀'은 탄소, 산소, 질소, 수소로 이루어진 화학물질로서 고통에 대한 진통 효과가 일반 진통제의 20배 이상인 화합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인간관계 기본요소인 마음을 통한 교감이 인간의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들에 의해 조절된다. 이는 것은 앞서 언급한 '우리 몸은 화학이다'의 출발점이 '우리의 마음도 화학이다'로 그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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