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신과 의사 병원서 손발 묶인 환자 사망"…유족 고소

유영규 기자 2024. 7. 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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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7일 새벽 강박 조처되는 환자의 모습

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 중인 병원에서 환자가 방치된 끝에 숨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29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오전 3시 30분쯤 부천 모 병원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숨졌습니다.

해당 병원은 유명 정신과 의사 B 씨 형제가 운영 중인 곳으로, A 씨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가성 장폐색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A 씨는 입원 후 배변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간헐적인 복부 통증을 보였고 사망 전날에는 극심한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유족은 "병원 측이 건강 상태가 나빠진 A 씨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지난달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B씨 등 의료진 6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A 씨 친오빠는 언론 통화에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이라 믿고 동생을 맡겼지만, 동생은 미흡한 조치 속에 억울하게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이후 병원 측으로부터 폐쇄회로(CC)TV 하드디스크와 진료 기록 등을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습니다.

CCTV 영상에는 A 씨가 격리실(안정실)에서 배를 잡은 채 문을 두드리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들어와 안정제를 먹이고 손발과 가슴을 침대에 묶는 강박 조처를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어 2시간 뒤 A 씨는 배가 부푼 채로 코피를 흘리다가 결박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의식을 잃고 끝내 숨졌습니다.

병원 측은 A 씨가 만성 변비 환자인 데다 계속 복통 호소를 한 게 아니어서 장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고 사고 당일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각각 조사한 뒤 의료 전문기관 자문을 거쳐 병원 측 행위가 A 씨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이 삭제됐다는 유족 측 주장에 대해선 "이벤트 녹화 방식이라 누락된 부분이 있었던 것"이라며 "디지털 포렌식 결과 고의적인 삭제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고소인이나 피고소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후 법리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유족 측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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