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밝게 웃던 허미미였는데… 억울한 판정에 고개 떨군 유도 영웅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밝은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데 결승전 석연찮은 판정과 함께 고개를 떨궜다. 한국 여자 유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허미미(21)의 이야기다.

허미미. ⓒ연합뉴스

허미미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2시50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상대로 연장 지도패를 당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유도는 2016 리우 올림픽 정보경에 이어 8년만에 은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허미미는 지난 5월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꺾고 깜짝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유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무려 29년만의 일.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이 마지막이었다. 순식간에 허미미는 한국 유도의 영웅이자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번 파리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도 우뚝 섰다.

허미미는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에 돌아와 밝은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도 눈웃음과 함께 밝은 모습을 보였다. 어느덧 밝은 미소는 허미미를 대표하는 단어가 됐다.

허미미는 8강에서 자신의 천적인 몽골의 르하그바토고 엔흐릴렌를 상대로 절반승을 따냈다. 이어 2016 리우 올림픽 우승자 라파엘 실바도 연장 절반승으로 꺾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허미미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허미미. ⓒ연합뉴스

그런데 결승전에서 허무하게 패배했다. 정규시간에만 2개의 지도를 받더니 연장전에서 접전을 벌였으나 연장 2분35초에 받은 추가 지도로 인해 지도패를 당했다. 수없이 많은 공격을 시도했던 것이 위장공격으로 판정받은 탓이다.

실제 허미미는 이날 정규시간에 유의미한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 인해 지도를 받은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3번째 지도는 석연찮은 판정이었다. 연장 10초에 업어치기를 통해 점수를 획득할 뻔 하는 등 적극적이고도 유의미한 공세를 취했다. 오히려 데구치가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럼에도 심판은 허미미에게 3번째 지도를 부여했다.

허무한 패배 속에 허미미는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 밝게 웃던 허미미가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일어서지 못했다. 김미정 여자대표팀 품에 안기기도 했다. 그만큼 허미미로서도 너무나 아쉬운 판정이었다.

김미정 감독(왼쪽)·허미미.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