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공격이라니, 눈이 있으면 보라… 허미미는 유의미한 공격을 했다[초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허미미가 결승전에서 석연찮은 지도패를 당했다. 업어치기를 시도했으나 위장공격이라는 판정이었다. 해당 판정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느린 그림으로 봤을 때, 허미미가 유의미한 공격을 펼쳤기 때문이다.

허미미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2시50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상대로 연장 지도패를 당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데쿠치에게 공격을 시도하는 허미미. ⓒ연합뉴스

허미미가 지도를 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첫 번째 지도는 소극적인 모습, 두 번째와 세 번째 지도는 위장공격이었다. 

첫 번째 지도는 납득할 만했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경기시작 56초만에 모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지도를 하나씩 받았다. 실제 두 선수는 경기 초반까지 탐색전을 벌였다. 심판은 서로의 공격을 촉진시키기 위해 충분히 지도를 부여할 수 있었다. 

허미미는 이후 줄기차게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분4초경 위장공격으로 인해 추가 지도를 받았다. 

물론 심판이 위장공격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유도는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선제 공격을 시도하면서 쓰러지는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이를 위장공격으로 치부한다. 실제 허미미는 결승에서 업어치기를 시도할 때 몇차례 한 팔밖에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허미미는 점차 경기를 거듭할수록 유의미한 공격을 많이 해냈다. 상대를 향해 전진하고 어깨를 넣고 팔을 잡아당기며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특히 연장전에서 허미미의 공격이 진가를 발휘했다. 시작 10초만에 허미미는 업어치기를 작렬했다. 완벽하게 넘어가지 못해 가슴을 애태웠으나 정확히 기술이 들어갔다. 이것만 보더라도 허미미가 얼마나 공격에 진심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데구치에게 업어치기 공격을 시도하는 허미미. ⓒ연합뉴스

데구치는 도망가기 바빴다. 결국 연장 초반 심판은 소극적인 데구치에게 지도를 부여했다. 허미미가 경기 주도권을 잡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심판은 연장 2분38초 난데없이 허미미에게 세 번째 지도를 꺼내들었다. 연장 초반 이후 허미미의 업어치기가 약간 삐끗하기도 했으나 이는 결승까지 올라오며 치른 체력 소진의 결과로 봐야했다. 특히 허미미는 두 경기 연속 연장전이라 체력 소모가 더욱 컸다. 일부러 위장공격을 펼치는 것이라 판단하기 어려웠다. 2개의 지도를 받은 상태였기에 위장공격을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36년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게 금메달을 안길 기대주로 평가 받은 허미미. 실제 금메달 목전까지 갔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배를 당했다. 위장공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진정성을 다해 공격했던 허미미다.

허미미.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