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간 기로 놓인 월간 ‘문학사상’, 부영이 인수
폐간 기로에 놓였던 52년 전통의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을 부영그룹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문학·출판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학사상사(대표 임지현)와 부영 측은 문학사상 인수·매각을 위한 논의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사비를 들여 설립한 출판사 우정문고가 월간 문학사상을 인수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한 기업의 메세나 활동(문화 예술 지원) 차원에서 이중근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했다.
월간 문학사상은 지난 5월부터 경영난으로 무기한 휴간 중이다. 이에 따라 매년 진행한 신인문학상도 중단된 상태다. 앞서 지난달 문학사상사는 경영상 이유로 한국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상문학상을 다산북스에 매각했다.
반세기 넘는 전통을 기리는 의미에서 ‘문학사상’이라는 이름은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인상 지속 여부도 적극 검토 중이다. 고승철 전 문학사상 사장이 사실상 대표 역할을 하며 잡지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10월호부터 복간을 목표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월간 문학사상은 1972년 창간 이후 올해 4월호까지 통권 618호를 발행했다. 창간 당시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편집주간으로 참여했다. 1974년부터 신인문학상을 제정해 신진 작가들의 주요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양귀자, 성석제, 정끝별, 윤대녕 등이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부영의 ‘심폐소생’이 문학·출판 시장에서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문학 독자가 줄고 출판 환경이 급변하면서 월간 문예지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상문학상을 인수한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는 “문학 독자가 점점 고령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MZ세대를 어떻게 독자로 만들 것인지가 큰 고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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