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태극기 휘날리러 갑니다”…허미미 출사표 현실로 [파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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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갑니다."
한국 유도 허미미(21)가 2024 파리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던졌던 출사표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허미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국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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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갑니다.”
한국 유도 허미미(21)가 2024 파리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던졌던 출사표다. 비록 금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은메달리스트로서 시상대에 올라섰으니 이 말은 현실이 됐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도 선수인 아버지를 동경해 도복을 입은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다.
허미미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다. 그는 명문대인 일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했다.
할머니의 유언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허미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국행을 택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같은 재일 교포 김지수(23)를 따라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입단 과정에서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1년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유행하던 때였다. 그에 따라 출입국 절차도 까다로워 한일 양국을 오가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
그의 아버지도 아직 10대인 어린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만류하기도 했다.
허미미는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오다가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도 태극기를 펄럭였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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