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위지고 휴가객 몰리니 '역대급 폭증'…감염병 동시유행 비상
방역당국 긴장…"환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수칙 지켜야"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본격적인 '7말 8초'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곳곳에 휴가 인파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마이코플라스마폐렴, 백일해, 수족구 등 감염병들이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여름철이 특히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휴가지에서의 접촉이 늘어나 감염병이 퍼지기 좋은 환경인 데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수년간 다른 감염병들에 면역력을 갖지 못하게 되면서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 220개소를 대상으로 입원 환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 2월 첫째주 정점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지난 6월 넷째주 반전한 후 4주 동안 3.57배 폭증했다.
추이를 살펴보면 6월 4주 63명→7월 1주 91명→7월 2주 145명→7월 3주 225명으로 늘었다.
우세종도 달라졌다. 그간 유행하던 JN.1의 검출률은 지난달 59.3%에서 이달 19.5%로 약 40%%p 감소하고, 새로운 변이인 KP.3의 비중이 이달 39.8%로 지난달(12.1%)대비 27.78%p 증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행인 건 아직까지 KP.3의 전파력, 중증도 증가 관련 보고가 없다는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JN.1 대비 S 단백질에 3개의 추가 변이를 지니고 있어 면역회피능이 소폭 증가한 것이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전파력, 중증도 증가 관련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이달 셋째주엔 지난달 24일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최고 환자수가 신고됐다.
최근 4주 주간 입원환자 수를 보면 6월 4주 641명→7월 1주 573명→7월 2주 567명→7월 3주 738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7~12세가 전체 입원환자 수(2519명)의 51.6%(1299명)를 차지하고, 1~6세가 27%(680명), 13~18세가 10.3%(259명)로 뒤를 이었다. 어린 연령대를 중심으로 유행을 지속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되면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도 어린 연령대를 중심으로 기세를 드높이고 있다. 최근 4주간 의사환자 수는 6월 4주 1604명→7월 1주 2084명→7월 2주 2840명→7월 3주 3170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58.5%(7925명), 7~12세가 34%(4605명)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1만3545명)의 92.5%(1만2530명)를 차지했다.
다행인 건 백일해는 예방 백신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어 접종률이 굉장히 높아서 중증도와 치명률이 낮다"며 "미접종자나 총 6회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불완전 접종자는 신속하게 예방접종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족구병은 영유아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0~6세의 경우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수(의사환자분율)가 5월 셋째주 20.2명에서 6월 셋째주에 59.5명으로 3배 늘어난 뒤 6월 4주 58.1명→7월 1주 61.5명→7월 2주 66.2명→7월 3주 78.5명으로 폭발적 확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다 환자가 발생한 수치로, 특히 7월 3주의 경우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9년 77.6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하지만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및 환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휴가지에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현재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 적정 실내 환기 등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백일해는 적기에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한다"며 "손씻기, 기침 예절 등도 철저히 해 안전한 여름철을 지낼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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