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공구 말고 창업합니다"…인플루언서 창업가에 잇따른 투자
이사배 창업한 투슬래시포, 한투파서 프리A 자금 조달
창업 5년만 엑시트 성공한 이유빈 티르티르 대표도 있어
"실적 좋고, 산업 성장세"…성공 사례 쌓여 투자 관심 多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글로벌 곳곳에 K뷰티 열풍이 불자, 트렌드의 중심에 선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창업가로 변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창업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등 실적이 뛰어난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에게 투자하는 투자사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관련 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자본사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슬래시포는 이사배가 대표이자 브랜드 디렉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델인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린스타트업을 통해 출범해 1년간 인큐베이팅을 거친 후 스핀오프(분사)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그룹, 위벤처스 유한회사, TBT파트너스, 마크앤컴퍼니·윤민창의투자재단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리드한 한투파 관계자는 “소비재 섹터 내 메가 크리에이터의 기획력과 이를 뾰족하게 실행할 수 있는 S급 전문가 조직의 조화로움에 대한 확신으로 이번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며 “또한 글로벌에서 성공 가능한 초기 지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투슬래시포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사배 투슬래시포 대표는 “투슬래시포를 통해 각자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뷰티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모두의 화장대에 뷰티 스펙트럼을 넓혀줄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K뷰티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가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플루언서 출신 손성수 대표가 차린 ‘피아이코퍼레이션(피아이)’은 지난 6월 알토스벤처스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금액은 약 40억원 수준이다.
알토스벤처스는 글로벌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숏폼 콘텐츠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피아이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 피아이는 400만 팔로워 수를 보유한 국내 1세대 인플루언서 손성수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뉴미디어 엔터테인먼트다. 숏폼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아이돌을 육성한다.
벌써부터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를 남긴 인플루언서도 있다. 뷰티 인플루언서 출신 이유빈 대표는 지난 2019년 뷰티 브랜드 ‘티르티르’를 창업한지 5년 만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더함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했다. 더함파트너스는 이유빈 대표가 보유한 지분 일부와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인 알펜루트자산운용, 로이투자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 지분 63.6%를 약 890억원 규모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들이 인플루언서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관련 산업의 성장세에 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인플루언서 마케팅 산업 연구 보고서를 출간하는 덴마크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에 따르면 올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240억달러(약 33조 16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211억달러(약 29조 1539억원)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로, 연구가 처음 시작된 2016년 170억달러(약 23조 4889억원)와 비교하면 약 10조 정도 규모가 늘었다. 결론적으로 인플루언서 출신인 창업자가 직접 마케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인플루언서 창업 기업의 실적이 좋다는 점도 투자 요인이다. 예컨대 투슬래시포는 출시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고, 티르티르 역시 설립 2년 만에 4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 창업 기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발을 넓히면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에 더해 K뷰티의 글로벌 관심과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관련 펀드를 조성했으면 한다”는 글로벌 출자자(LP)들의 주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투자사가 나날이 늘고 있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창업자들은 자유로운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많아, 기존 창업자들과 성향이 다르다는 면에서 투자 후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 진입장벽이긴 하다”며 “그럼에도 성공 사례가 늘어나고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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