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3선’ 주장에 제재 시사 “투표결과 투명 공개해야”
사실상 부정선거 주장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최근 대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표한)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와 표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마두로 대표단은 탄압과 선거 조작에 가담하고, 선거구별 세부 투표 결과나 주장을 뒷받침할 결과 발표 없이 당선자를 선언함으로써 자신들이 발표한 선거 결과의 신뢰성을 스스로 박탈했다”고 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시민단체의 개표 참관을 차단해 부정 선거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결과에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미 당국자는 “우리는 마두로와 그의 대표자들이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열망을 존중하고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절차를 회복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 사회는 (베네수엘라를) 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이에(베네수엘라 정부 움직임)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미국의 추가 제재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마두로 정부가 대선 결과를 완전히 공개하느냐에 따라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정책을 결정하겠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너지 기업들에 허가한 제재 면제를 취소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은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베네수엘라의 약속을 믿고 일부 제재를 완화했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투표 결과와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선거 결과 발표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베네수엘라 선거관리 당국이 모든 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계해 그 정보를 야권 및 독립적인 참관인들과 즉시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아직 일부 개표가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그 절차를 존중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이번 결과의 실제 개표를 보기 전까지 우리 판단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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