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무저작권협회 안무가 실태조사,10명 중 4명 “계약서 없이 안무 창작해”

손봉석 기자 2024. 7. 30.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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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안무저작권협회



한국안무저작권협회(협회장 리아킴)가 안무가들의 안무저작권 보호 실태 및 안무저작권 인식현황을 조사한 결과, 안무 창작 계약을 비롯한 제도적 환경이 미비하고 안무저작권에 대한 인식 또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전했다.

조사는 국내 안무가 9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평균 안무 창작 경력은 6.75년이며, 전체의 약 87%가 K-팝 안무 창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먼저 안무저작권 보호 현황과 관련, 최근 3년 간 안무 창작 참여 시 주로 체결한 계약 유형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구두 계약’(26.1%) 또는 ‘아무 계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13%)고 응답했으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로는 ‘계약서 작성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관행상 요청하지 못했다’(47.8%)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계약 시 계약 조건에 대한 협의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주로 원청 업체의 의사가 반영된다’(55.4%),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다’(23.9%)고 답변해 응답자의 약 80%가 원청 업체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불리한 조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무저작물 성과에 따른 추가 보상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5.9%가 ‘추가 보상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한편 안무가들의 안무저작권 등록 및 성명 표시 경험도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위원회에 안무저작물을 등록한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전체의 2.2%에 불과했으며, 안무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안무저작물에 대한 낮은 인지도’(72.2%)와 ‘등록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어려움’(72.2%)을 꼽았다. 안무저작물의 성명표시 경험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약 11%만이 ‘성명표시를 항상 한다’고 답했다.

현실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약 92%는 안무저작권 보호와 행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무저작권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약 64%가 안무저작권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른다’(58.7%), ‘전혀 모른다’(5.43%)고 답했다. 또한 안무저작권 행사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안무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가이드라인 부재’(65.2%)와 ‘낮은 인지도’(59.8%)를 꼽았다.

리아킴 한국안무저작권협회 협회장은 “이번 조사는 협회의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안무가들의 처우 현황 및 안무저작권 인식 정도를 파악하고자 진행되었다”고 밝히며, “조사 결과를 참고하여 앞으로 안무저작권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안무가 표준 계약서, 성명표시권 도입 등 안무저작권 현실화와 안무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무가 실태조사 결과는 오는 30일 한국저작권위원회-한국안무저작권협회-안무저작권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4 하계 안무 세미나에서 리아킴 한국안무저작권협회 협회장과 아이키 부회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안무저작권협회는 지난 4월 24일 안무저작권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안무 창작 환경을 조성해 댄스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출범했다. 리아킴 원밀리언 공동대표가 초대 협회장으로, 최영준 팀 세임 안무가와 아이키 댄스크루 훅(HOOK)의 리더가 공동 부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팝핀현준, 가비, 효진초이, 백구영, 인규, 명상우, 김범, 미나명, 할로, 류디 등 유명 안무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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