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설계 식물농장-에어로포닉스 수경재배… 주목! 첨단 스마트팜
건축기술 접목해 폭염-폭우도 거뜬… 키작은 엽채류 8, 9단 수직재배
항암효과 청경채-케일 등 매출 5억… 독특한 외관에 견학 요청 쇄도
충남 부여 부여뜰
뿌리에 양분 분사, 성장속도 빨라… 영양액 자동 혼합해 주기별 공급
식감 아삭, 하루 택배 800~900개… 고효율 시스템, 폴란드서도 관심
경북 예천에 있는 일민농원은 1650㎡(약 500평) 규모 스마트팜이다. 프릴아이스, 바질, 바타비아 같은 샐러드에 많이 넣는 유럽종 채소를 주로 키운다. 이 농장의 특별한 점은 ‘사장님’ 이준상 대표다. 이 대표는 건축가다. 1992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벨빌 국립건축학교에 유학해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귀국 후 서울에서 20년 넘게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나흘은 서울에서 건축가로, 사흘은 예천에서 농업인으로 살고 있다.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지만 그 어느 쪽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민농원 스마트팜 장비와 제어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건축가로서의 전문성이 스마트팜 설계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이 대표 설명이다.
● 모종부터 수확까지 온도-습도-CO₂ 시스템 제어
수직 농장이기 때문에 높게 자라지 않는 엽채류가 적당하다. 8, 9단으로 단을 쌓아 재배한다. 씨앗을 심어 모종을 기르는 일부터 옮겨 심기, 재배, 수확 전 과정에서 첨단 시스템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이산화탄소 농도를 제어한다. 외부 공기는 필터를 거쳐 공급되고 태양광 대신 발광다이오드(LED)로 기른다. 하루 평균 수확량은 500∼600kg으로 친환경 채소를 사용하는 곳에 연간 계약을 맺고 납품한다.
엽채류는 봄가을 노지 생산량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진다. 올해 딸기 재배를 시작한 데 이어 기능성 채소로도 눈을 돌리는 이유다.
“공조 업체와 협력해 일반 채소보다 항암 효과가 높은 청경채와 케일을 개발했습니다. 시험 결과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일반 채소보다 최대 13배 이상 높게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병원 등에 납품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5억 원. 플랜티팜, 팜메이드, 농협 하나로마트, 샐러드 가공업체 등이 주요 판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온라인 판매도 병행한다. 건축가 작품답게 농장 외관과 내부 시설이 독특해 견학 요청이 밀려든다.
● 전국 농가 다니며 분무 수경재배 독학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국내에 분무 수경재배 농가가 별로 없어 정보 수집이 쉽지 않았다. 부모님을 도와 30년 이상 농사를 지어 온 강도석 대표는 전국 농가를 찾아다니며 에어로포닉스 재배 방법과 시스템 관리 기법을 차근차근 배웠다.
“양액은 자동 영양액 분사 시스템을 이용해 일정 주기로 작물에 자동 공급합니다. 자동 양액조절장치는 양액 산성 및 염류 농도를 살펴 자동으로 혼합해 주고, 히트펌프를 이용해 계절별로 양액 온도를 조절합니다. 시설하우스 창을 자동으로 열고 닫아 환기하고 온도 습도 일사량 풍량을 항상 모니터링합니다.”
분무 수경재배로 기른 채소는 식감이 아삭하다. 하루 평균 수확량 1000kg은 대부분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된다. 하루 내보내는 택배 물량만 800∼900개다.
부여뜰은 현재 직원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청년 창업농 6명도 법인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농가나 청년 창업농에게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상시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며 분무 수경재배 방식을 활용한 차기 작목 연구와 시장 조사도 하고 있다. 충남도와 부여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 관계를 맺고 견학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최근 폴란드 농업 관계자들도 찾아와 시설 구성과 제어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이를 자국에 도입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팜 분무 수경재배가 “저비용, 고효율, 고품질, 다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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