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파도’ 찾아… 남태평양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서핑

김성모 기자 2024. 7.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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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만 허락한다면 31일(현지 시간) 올림픽 128년 역사상 개최 도시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는 선수가 나온다.

제33회 여름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지만 이 대회 서핑 경기장은 남태평양 타히티에 있다.

3년 전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서핑은 선수들이 파도 위에서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면 심사위원 5명이 기술의 다양성과 난도를 평가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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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2024]
“대회 기간 佛 해변 잔잔할 가능성”
IOC, 佛 인근 4개 후보지는 제외… 개최지서 ‘가장 먼 경기장’ 신기록
“일반인 서핑 할 엄두도 못 내는 곳”… 선수단 숙소는 126m 길이 크루즈
캐나다 서핑 국가대표 사노아 뎀플올린이 28일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 테아후포오에서 파리 올림픽 서핑 2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테아후포오=AP 뉴시스

파도만 허락한다면 31일(현지 시간) 올림픽 128년 역사상 개최 도시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는 선수가 나온다. 제33회 여름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지만 이 대회 서핑 경기장은 남태평양 타히티에 있다. 서핑 선수들은 ‘선상 선수촌’에 머물며 ‘금빛 물살’을 가를 각오를 다지고 있다.
타히티는 파리에서 1만5700km 떨어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속한 섬이다. 아예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전체를 타히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섬 남동쪽에 있는 테아후포오 지역에서 서핑 경기가 열린다. 흔히 ‘서핑의 발상지’로 통하는 곳이다.

이전까지는 1956년 멜버른(호주) 올림픽 때 1만5500km 떨어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승마 경기를 치른 게 기록이었다. 당시 호주의 동물 반입 정책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승마 경기만 대회 개막(11월 22일) 5개월 전 스톡홀름에서 먼저 치렀다. 영원히 깨질 것 같지 않던 이 기록은 서핑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68년 만에 깨지게 됐다.

3년 전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서핑은 선수들이 파도 위에서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면 심사위원 5명이 기술의 다양성과 난도를 평가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이번 대회 서핑에는 남자부, 여자부 각 24명이 출전했다. 총 3라운드에 걸쳐 예선을 진행한 뒤 8강부터 토너먼트 승부를 통해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이번 대회 선수단은 테아후포오 인근에 정박해 있는 126m 길이의 크루즈선 ‘아라누이5호’에 머물며 대회를 치르고 있다. 100여 개의 선실을 보유한 이 크루즈선은 약 23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체육관, 스파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선수와 코치진은 작은 보트를 타고 경기장을 오간다. 테아후포오 지역은 원래 2000여 명이 사는 마을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건물을 따로 짓는 대신 선상 선수촌을 마련했다.

서핑 참가 선수들은 126m 길이의 크루즈선을 선수촌으로 삼는다. 테아후포오=AP 뉴시스
선수들도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수상 선수촌이 신기한 듯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부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 대표 이가라시 가노아는 24시간 운영되는 식당과 기념품숍, 탁구대 등 편의시설을 소개했다. 독일 선수 팀 엘터는 선실의 침대 프레임을 두드리며 “파리 올림픽 선수촌처럼 골판지가 아니다”라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선수단이 응원하는 모습. 테아후포오=AP 뉴시스
테아후포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파도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마파람이 불면 해안선의 얕고 날카로운 산호 위로 3m 이상의 파도가 쏟아진다. 파도 최대 높이는 6.7m나 된다. ‘서퍼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파도가 거세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지 않으려 했던 선수도 있었다고 한다. 송민 한국 서핑 국가대표 감독은 “굉장히 두렵고 무서운 곳으로 파도가 위험해 일반인들은 서핑을 해볼 엄두도 못 내는 곳”이라 전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테아후포오 이외에도 프랑스 본토 내 4개 지역을 서핑 종목 개최지로 검토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테아후포오를 최종 개최지로 선정했다. 대회 기간 프랑스 본토 해변 지역은 서핑 경기를 치르기 힘들 정도로 파도가 잔잔할 확률이 높다는 이유였다. 3년 전 도쿄 대회 때도 선수들 사이에서 파도가 너무 약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올림픽 서핑 경기를 전부 치르는 데는 4일이면 충분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파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 대비해 총 10일간 경기 일정을 잡아 놓았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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