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양보와 배려라는 유행병

경기일보 2024. 7. 3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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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와 직장에서 늘 사람과 소통하면서 살고 있는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회적 소통의 센서인 배려와 양보라는 씨줄과 날줄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인간사회에 품성에 의한 배려와 양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다른 이를 위한 배려를 실천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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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우리는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와 직장에서 늘 사람과 소통하면서 살고 있는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회적 소통의 센서인 배려와 양보라는 씨줄과 날줄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인간사회에 품성에 의한 배려와 양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1981년 공무원 9급으로 지금 지방서기관, 4급에 해당하는 도청 과장을 강사로 초빙해 승용차로 안내하게 됐다.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에는 이미 사무실 선배 공무원 2명이 타고 있었다. 따라서 과장과 함께 승차하면 만원이 되는 상황이었다. 뒷자리 2석이 비어 있으므로 과장을 잘 모신다고 차 문을 열고 먼저 타도록 했다. 하지만 과장은 머뭇거린다. 다시 한번 권하자 과장은 먼저 타라 한다. 과장이 차 문을 열어주고 먼저 차에 오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제대로 된 승차의전은 앞자리에 타고 있는 직원이 내려 뒷좌석 차 문을 열고 대기하면 가장 후임인 필자가 가운데 타고 나서 과장이 차에 오르면 정중하게 차 문을 닫고 앞좌석에 탑승 후 출발하는 것이다. 나중에 승용차 승차예절을 이해하고 그날의 해프닝을 마음에 새기고 후배 공무원들에게 주법과 함께 승차 질서에 대한 잔소리를 많이 했다.

최근 신도시에 건립된 청년들을 위한 원룸을 방문했다. 방호문 앞에서 우물쭈물하는데 이미 안쪽에 들어선 청년이 잠깐 이쪽으로 걸어와 센서를 터치하니 문이 열렸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에도 청년은 먼저 타라는 몸짓으로 안내해 줬다. 정중하고 우아한 몸짓에 반했다.

그리고 5층까지 숨을 멈춰 가며 올라갔고 청년은 내리면서 인사를 했다. 얼떨결에 수고하시라 답 인사를 했다. 청년의 인사를 받고 잠시 놀랐던 것이다. 그리고 6층 옥상층에 내리는데 하늘에서 빛이 보였다. 기분이 좋으면 폭염의 햇빛도 기분 좋게 얼굴에 닿는다.

이때 생각났다. 수년 전에 아파트 방호문 안에 들어선 다섯 살 아이가 밖에 도착한 주민을 위해 폴짝 뛰어와서 센서를 건드리니 문이 열렸다. 아이는 부모가 그리하라 교육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아마 자신의 몸이 센서에 가면 문이 열리는 것이 재미있어 그리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해 봤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다른 이를 위한 배려를 실천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쳤을 것이다.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의 세계에서도 자식은 부모를 보면서 배우고 성장한다.

그래서 30대에도 다른 이를 위해 온몸으로 방호문을 열어주고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 인사를 하는 젊은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는 청년이 더 많기를 기대한다. 그런 습관이 MZ세대의 새로운 유행병으로 도지기를 기원한다.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온누리에 가득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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