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 축구 선전이 주는 올림픽 허전함 있다

경기일보 2024. 7. 3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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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가 올림픽을 휘젓고 있다.

올림픽 축구 수준은 월드컵보다 낮다.

일본 축구가 괜히 이뤄진 게 아니다.

2005년 일본 축구협회가 프로젝트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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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일본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야마모토 리히터(왼쪽). AP=연합뉴스

 

일본 축구가 올림픽을 휘젓고 있다. 프랑스 올림픽의 최대 관심거리다. 28일(한국 시간) 말리를 1-0으로 이겼다. 2연승을 하면서 8강행을 확정했다. 앞서 펼쳐진 1차전은 충격적이었다.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5-0으로 대파했다. 올림픽 축구 수준은 월드컵보다 낮다. 23세 이하 참가라는 원칙이 있다. 그렇더라도 파라과이전 결과는 놀라운 일이다. 더구나 일본도 이번 대회에 와일드 카드를 쓰지 않았다. 순순히 23세 이하로만 꾸렸다.

한국 축구는 파리에 가지도 못했다. 올림픽에 못 간 것은 40년 만이다. ‘주먹 다짐’, ‘약체 대패’ 등 과정들이 있었다. 일본의 선전이 부럽다. 파라과이를 대파한 경기는 25일 있었다. 하루 뒤 지상파 3사의 올림픽 개막식 중계가 있었다. 전례 없이 낮은 시청률이 나왔다. 3% 전후에 불과했고, 어느 방송사는 0%대였다고 한다. 축구 탈락을 직접 원인으로 꼽을 수는 없다. 올림픽에 출전 못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시각 보여지는 우리 축구다.

언제 끝날지 모를 내홍만 계속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의 사퇴 요구가 끊임없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 잡음도 계속된다. 고질적인 축구 파벌도 불거지고 있다. 일본의 8강 확정 직후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축구 팬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몇 가지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그 내용에 축구 팬들이 또 한 번 실망했다. 너무 익숙하고, 그래서 분노가 치밀기까지 한 구태의연한 구호였다.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습니다.’

언제 적 ‘원정 1승·16강 진출’ 구호인가. 얼핏 생각해도 40년째 듣고 있다. 안 그래도 올림픽 탈락에 화난 팬들이다. 이 분노한 여론 앞에 내놓을 목표가 맞나. 이것 말고 아는 게 없나. ‘겸허하겠다’, ‘소통하겠다’, ‘반성하겠다’. 이런 입에 발린 말이 지금 축구팬 귀에 들리겠나. 일본 축구가 괜히 이뤄진 게 아니다. 2005년 일본 축구협회가 프로젝트를 내놨다. ‘일본의 길’이다. 2050년 월드컵 우승을 약속했다. 촘촘한 계획으로 지금에 왔다.

비위 상할 일도 있다. 일본 신문에 칼럼이 실렸다. 올림픽에서 쪼그라든 한국 스포츠를 조롱했다. 선수단 급감, 올림픽 무관심, 구기종목 실종 등을 지적했다. 제목이 ‘침몰하는 한국을 상징한다’다. 굴욕적인데 고개는 끄덕여진다. 그래서 안타깝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4대 스포츠라는 축구, 야구, 농구, 배구의 남녀 팀이 모조리 탈락했다. 여자 핸드볼이 유일한 출전 종목이다. 선수단 150명, 일본 400명의 절반도 안 된다.

낭보는 전해진다. 남자 펜싱, 여자 사격, 여자 양궁의 금메달이다. 쾌거는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을 허전함은 어쩔수 없다. 인정해야 할 것 같은 한일 축구의 격차, 경쟁을 말하기도 어려워진 한일 구기 종목 현실이다. 파리 올림픽은 한국 스포츠 반성의 마당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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