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金' 김제덕 "8천 관중 함성 즐겼다…형들에 감사"[올림픽]

남자 양궁, 프랑스 꺾고 3연패 금자탑
"한국 선전 흐뭇, 모두 웃으며 마칠 수 있길"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양궁의 '파이팅좌' 김제덕(20‧예천군청)이 3년 만에 다시 나선 올림픽 무대에 또 금빛 화살을 쐈다. 파리의 열광적인 관중 분위기에 긴장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즐겼다고 고백했다.

김제덕은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과 함께 팀을 이뤄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5-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3년 전 만 17세의 나이로 나선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혼성전을 제패했던 김제덕은 두 번째로 도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 한국 양궁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김제덕의 기량은 대단했다. 도쿄 대회 준우승팀 일본과의 8강전에서 단 1발만 빼고 모두 10점을 쏘더니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계속해서 정중앙으로 화살을 날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제덕은 "도쿄 대회 때는 무관중이었는데 이번에는 8000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했다. 사실 8강전 때는 떨리기도 했지만, 이후 결승까지는 오히려 경기를 즐겼다.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응원을 받으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고백했다.

김제덕은 우승으로 가는 여정에서 동료들을 향해 계속해서 "파이팅!" "좋아!" "자신 있게" 등 응원을 불어넣었다. 8강전에서 파이팅을 외치다 심판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으나, 흔들림 없었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제대로 포효했다.

그는 "심판이 볼 때는 내가 상대를 향해 도발하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약간의 제재를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우리 편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다"며 "목이 쉬었지만 계속해서 힘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패기를 보였다.

다만 "한 번 제재를 받았기에 다음 올림픽에 나선다면 도쿄 때만큼 파이팅을 강하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날 한국 양궁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요인에서 김제덕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김제덕은 자신의 지분은 '0%'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우석, 김우진 두 형이 정말 잘해주셨다.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마다 형들이 잘 쏴서 결국 우승할 수 있었다. 정말 내 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 양궁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의 메달 수는 5개를 채웠다. 앞서 대한체육회가 목표로 내걸었던 수치와 동일하다.

김제덕은 "도쿄 대회 때보다 한국 선수단의 성적이 좋다. 사격, 펜싱, 수영 등 다양한 곳에서 메달이 계속 나오니 나도 선수로서 흐뭇하다"며 "앞으로 남은 한국 선수들이 모두 선전해서 다 같이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끝맺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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