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도쿄 올림픽 출전 불발됐던 이우석 “저는 파리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나봐요”
역시는 역시였다. 남자 양궁 대표팀이 접전 양상을 만들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김우진(32·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군청), 이우석(27·코오롱)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29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결승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5-1(57-57 59-58 59-56)으로 이겼다.
전날 여자 양궁 대표팀은 4강과 결승에도 모두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면 남자 대표팀은 상대팀들을 모두 압살했다. 8강에서 일본에 6-0 완승을 거뒀고, 4강에서도 중국을 5-1로 눌렀다.
결승 상대는 개최국인 프랑스. 홈 어드밴티지를 감안하면 접전 양상으로 흐를 수도 있었으나 한국의 ‘신궁’들에겐 홈 어드밴티지는 조금도 변수가 되지 않았다.
시상식 뒤 믹스트존에 들어선 이우석은 “결승전 첫 발을 쏠 때 긴장되는 게 전혀 없더라. 그래서 ‘오늘 내 날이구나’ 싶어서 그냥 즐겁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동료에게 ‘우리 것만 하자. 내가 무조건 10점을 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결승전을 돌아봤다.
4년 전에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으나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불발됐기에 이번 올림픽이 더욱 뜻깊었을 이우석이다. 이에 대해 묻자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김제덕 선수가 2관왕을 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저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다고,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김제덕의 시그니처는 경기 중 외치는 쩌렁쩌렁한 파이팅이다. 동료들에겐 사기 진작이 될 수도 있지만, 집중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이우석은 약간 곤란한 듯 웃으며 “집중이 안된다기 보다는 조금 놀란 게 없지 않아 있긴 하다. 다만 올림픽에 오기 전에 김제덕 선수가 시합 중에 파이팅을 외치는 것을 한번 경험하고 왔다. 그때 ‘나도 같이 해주자. 그럼 더 파이팅이 나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오늘은 저도 같이 파이팅을 많이 외쳤다”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는 이뤄냈다. 남은 목표가 하나 더 있다면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임동현 코치의 18년 국가대표 기록을 깨는 것이다. 이우석은 “제가 평소에도 코치님께 ‘제가 코치님 기록 깨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올림픽 금메달 목표는 이뤘으니 이제 다음 목표는 국가대표 선수를 가장 오래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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