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유언에 日에서 韓으로' 허미미, 첫 올림픽에서 값진 銀[파리올림픽]

허미미. 연합뉴스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의 후손' 허미미가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크리스티나 데구치(캐나다)를 상대로 지도 3개를 받으면서 반칙패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48㎏급 정보경(은메달) 이후 8년 만에 나온 한국 여자 유도 메달이다.

아쉬움이 가득한 패배였다.

승부를 가리지 못해 펼쳐진 연장 골든 스코어. 지도 2개를 떠안고 시작한 허미미였지만, 데구치가 지도를 추가해 동률이 됐다. 하지만 연장 2분35초 위장 공격으로 지도를 하나 더 받으면서 반칙패를 당했다.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겼던 상대이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특히 허미미는 8강에서 3전 전패의 '천적'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를 꺾었고, 4강에서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파엘라 시우바(브라질)를 제압했다. 결승에서도 데구치와 접전을 펼쳤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2021년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한 뒤 태극마크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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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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