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공격? 왜!" 허미미, 데구치에 골든 스코어서 억울한 반칙패로 銀... 8년 만의 여자 개인전 메달 획득 [오!쎈 IN 파리]
[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한국 유도가 다시 포효할 수 있을까. 28년 만의 금메달까지 단 한 경기만 남았다.
허미미(22, 세계 랭킹 3위)는 29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 결승전서 크리스티안 데구치(캐나다, 세계 랭킹 1위)에게 골든 스코어 끝에서 연장전서 지도 3개로 반칙패를 당하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허미미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조민선(당시 66kg급) 이후 28년만의 금메달을 노렸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그래도 다소 침체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정보경(48kg급)의 은메달이 마지막 메달 이후 한국 여자 유도에게 첫 메달을 선사했다.
허미미는 한국 유도의 기대주이다. 그는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6세 때 아버지를 따라 유도를 시작한 허미미는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도 천재’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일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허미미가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은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이 계기였다. 허미미의 할머니는 생전에 "미미가 꼭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유언을 남기셨다. 허미미는 이 유언에 따라서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태극 마트까지 달게 됐다.
여기에 허미미는 한국서 첫 입단한 실업팀 경북체육회에서 숨겨진 인연도 알게 됐다. 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의 5대손이었다.그는 지난해 자신의 생일(12월 19일)을 앞두고 일본 국적을 포기하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세계랭킹 3위인 허미미는 2번 시드로 32강 없이 16강에 안착했다. 도쿄 올림픽에 노메달로 그친 한국 유도를 책임지고 나서는 허미미는 올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29년 만에 우승하기도 했다. 올림픽 본무대에서도 매서웠다. 허미미는 16강서 이스라엘의 팀나 넬슨 레비 상대로 주도권을 잡고 몰아쳤다.허미미는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누르기를 시도했으나 부정 공격으로 지도 1개를 받았다.
상대의 반격에 침착하게 맞서던 허미미는 40여초를 남기고 소극적인 자세로 지도 1개를 받아 반칙패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허미미는 골든스코어(연장전)에서 저력을 보였다. 허미미는 레비의 빈틈을 노려 엎어치기를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상대의 지도를 유도했다. 연속 옆어치기로 지도 3개를 받은 허미미는 반칙승으로 8강에 합류했다.
8강 상대는 엥흐릴렌 르하그바토고(몽골, 세계 랭킹 13위)와 맞대결을 펼쳐 절반승을 거뒀다. 사실 허미미는 이 경기 전까지 르하그바토그에게 승리가 없이 3전 전패였다. 그래도 허미미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8강전 시작 직후 허미미의 공격에 다소 소극적으로 임한 르하그바토고는 지도 1개를 받았다.
허미미는 엎어치기를 연달아 시도하면서 조금씩 기세를 올렸다. 허미미의 연달은 공격에 르하그바토고는 다시 지도 하나를 추가로 받았다. 르하그바토고의 강력한 공격에도 허미미는 당황하지 않고 방어해냈지만, 떨어지는 과정에서 충격을 입은 듯 잠시 웅크렸다가 일어났다.
르하그바토고는 배대뒤치기를 시도하며 허미미의 노렸다. 그러나 허미미가 번뜩였다. 그는 오히려 통증을 참고 종료 약 15초를 남겨두고 상대 안다리를 걸어 뒤로 쓰러트려 절반을 따냈다. 극적인 4강행이었다
4강전 상대 라파엘 실바(브라질, 세계 랭킹 10위)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하지만 상대 전적만 보면 허미미에게 전패로 8강전 상대 르하그바토그보다 쉬운 상대였다. 허미미는 시작하자마마자 안다리로 절반을 따냈지만 다시 취소됐다. 상대인 실바도 질세라 굳히기를 시도했으나 허미미가 단단하게 버텼다.
실바가 긴 팔을 활용해서 치고 들어오는 허미미에게 역습을 노렸다. 실바의 노련함에 허미미는 매서운 공세를 통해 최대한 저항하면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허미미가 계속 기술을 시도하고 실바가 긴 팔을 통한 반격에 나섰다. 공세에 나선 허미미가 실바의 소극적인 자세로 지도를 하나 얻어냈다. 돌진하는 허미미가 계속 실바를 괴롭혔다.
정규 시간 동안 승부가 갈리지 않아서 골든 스코어에 돌입했다. 허미미는 멈추지 않고 끈질기게 실바를 괴롭히면서 상대를 흔들었다. 좋은 업어치기가 들어갔지만 실바가 필사적으로 몸을 돌려 완전히 90도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허미미가 두 번째 지도를 얻었다. 실바가 흔들리자 허미미는 업어치기 이후 누르기로 절반을 얻어 결승행을 확정했다.
결승 상대는 예상대로 세계랭킹 1위의 데구치. 허미미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데구치와 허미미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허미미 연장전 끝에 지도 3개를 얻어 반칙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데구치와 허미미는 시작하자 마자 날카로운 경기를 주고 받으면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1분여도 지나지 않아서 두 선수에게 모두 지도가 주어졌다. 허미미의 안다리 후리기 시도에 데구치가 버텼다. 허미미는 안다리와 업어치기를 번갈아 시도하면서 앞서갔다. 그러나 위장 공격으로 지도를 얻으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데구치는 무리하지 않고 낮은 중심을 통해 버텼다.
허미미도 계속 치고 공격을 시도했다. 허미미는 상대를 돌리고 누르기를 시도했으나 데구치의 굳히기 방어를 이겨내지 못했다. 허미미가 꺾기를 들어갔으나 그쳐가 선언됐다.
골든 스코어 시작 이후 허미미가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그래도 데구치의 철벽 같은 수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지도가 2개인 허미미가 계속 공격을 시도했다. 골든 스코어 내내 수비적이었던 데구치에게 지도가 주어졌다.
이제 대등한 상황서 진짜 의미의 연장전이 시작됐따. 허미미가 공격적으로 후리기를 시도했다. 지친 데구치 상대로 허미미가 계속 몰아쳤다. 그러나 갑자기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위장 공격이 선언되면서 지도 3개로 허미미가 패배하면서 데구치가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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