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이어… 핑크타이드 다시 출렁이나

김나영 기자 2024. 7. 3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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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 정권 잇단 재집권… 하반기 우루과이 대선에 주목
28일 베네수엘라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선거가 종료된 후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AP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면서 이번 선거의 여파가 향후 중남미 국가들의 이념 지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좌파 정권의 연쇄 집권을 뜻하는 ‘핑크타이드’ 현상이 시작된 국가다. 1999년 집권한 우고 차베스는 석유 산업을 국유화한 뒤 나오는 막대한 판매 수익으로 주변 국가들에 각종 경제·사회 지원을 펴면서 영향력을 넓혔고, 이는 좌파 정부 연쇄 집권의 한 동력이 됐다.

이후 핑크타이드는 세계 정세의 영향을 받으며 부침을 반복했다. 앞서 2022년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중남미 주요 6국(멕시코·아르헨티나·페루·콜롬비아·칠레)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핑크타이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강력한 친미 외교 노선과 극단적 시장 중심 경제 노선을 공약한 하비에르 밀레이가 당선되면서 균열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멕시코 대선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여유 있게 좌파 정권을 재창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핑크타이드의 본산 격인 베네수엘라 집권 여당이 정권 연장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과거와 달리 주변 국가들에 대한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막대한 석유 판매 수익으로 창출된 부로 중남미·카리브 국가들을 지원하던 과거와 달리 베네수엘라는 현재 경제 파탄으로 전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두로 정권이 인권 탄압 등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으면서 쿠바나 니카라과 같은 강경 성향이 아닌 일부 좌파 정권은 거리를 두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유세장에서 마두로가 “내가 패배하면 베네수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말을 듣고 공포감이 들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했다.

올해 주요 선거가 남은 남미 국가는 10월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우루과이 한 곳이다. 중남미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로 평가받는 우루과이는 좌파와 우파가 정권을 주고받아 왔고, 현재는 우파 루이스 라카예 포우 정권이 국정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소리는 최근 “누가 당선되든 (신임 정부는) 높은 살인율을 낮추고 사회 안전망을 개선해야 하며, 주요 파트너인 중국과의 무역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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