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뜨거운 열정… 서울역 뒤 ‘빨간 건물’이 후끈
아시아프 1부, 오늘 개막
서울역 뒤편 ‘빨간 건물’이 젊은 작가들의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아시아 대학생·청년 작가 미술 축제 ‘2024 아시아프(ASYAAF)’ 개막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서계동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포장한 작품을 들고 전시장에 들어선 작가들이 작품을 직접 설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앙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이수빈(22)씨는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프에 도전했다”며 “이렇게 큰 축제에서 많은 관람객이 제 그림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고 했다.
폭염에도 2030 작가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전동 공구가 윙윙거리는 전시장에서, 백유진(23·동덕여대 회화과 졸업)씨는 작품을 벽에 건 후 간격을 확인하고 있었다. 나무 봉을 패널에 박아 넣고 강렬한 단색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그는 “아시아프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라며 “청년 작가들에겐 쉽지 않은 기회라 소중한 경험이었고, 다양한 구성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관객으로서도 좋았다”고 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아시아프는 장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빨간 건물’로 유명한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국립극단 이전으로 비어 있는 공연장과 연습실이 전시장과 카페로 재탄생했다. 원래 기무사 수송대 부지로 군 차고지와 차량 정비소로 사용되던 이곳은 2010년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으로 탈바꿈했고, 아시아프가 끝난 뒤 올해 말 철거될 예정이다.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건물의 역사를 음미하면서 작품을 관람할 특별한 기회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커피차를 보내 젊은 작가들을 응원했다. ‘유인촌 장관이 쏩니다! 예술을 향한 청년들의 열정과 도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커피차가 건물 안에 들어서자, 작품 설치로 땀 흘리던 작가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유 장관은 이날 작가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과거 군 기무사 수송대가 사용했던 이 공간이 청년 예술인들의 열정으로 채워진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여러분은 이제 작가로서 현실 세계에 공식 출발하는 것이다. 시작을 좋은 계기로 삼아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매년 오픈런으로 마감되는 10만원 소품전이 ‘Small & Special’이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S’ 스티커가 붙은 작품을 한 점당 10만원에 소장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만 36세 이상 작가들이 참여하는 ‘히든 아티스트’ 부문, 아시아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해외 작가’ 부문도 볼거리다. 올해는 한국·일본·중국·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8국 작가 500명이 회화·입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200여 점을 출품한다.
아시아프 개막과 함께 ‘2024 대한민국 미술 축제’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키아프, 프리즈 서울,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을 연결하는 미술 축제가 가을까지 이어진다. 현장 매표소에서 광주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통합 입장권을 제시하면 20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시 기간 내 탑승 가능한 코레일 승차권을 소지한 관람객에게는 입장권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시아프 1부는 30일부터 8월 11일까지, 2부는 8월 13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는 성인(19세 이상) 9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36개월~18세)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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