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삶 살리고 떠난 막내딸…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뇌사 상태에 빠진 젊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뇌사 상태였던 유동은(20)씨가 심장, 폐(좌우), 신장(좌우), 간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숨졌다고 29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 1일 심정지로 갑자기 집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기 시흥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유씨는 늘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는 마음 착한 청년이었다고 한다. 미용 일을 하고 싶어 했고, 친구들에게 예쁘게 메이크업도 해줬다. 고3 땐 힘든 일도 겪었다. 공황 증세와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유족은 기증원 측에 “다행히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으로 극복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상담도 해줬다”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 약속을 못 지켰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동은이가 장기 기증 뉴스를 보더니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하러 가자고 했는데, 그땐 방법을 몰라 못 했다”면서 “마지막 가는 길에도 누군가를 돕고 가길 원했을 거로 생각해 이번에 기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씨의 어머니는 기증원을 통해 딸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동은아 널 이렇게 먼저 떠나보내게 돼 엄마가 미안하고 많이 사랑해.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좋은 곳에 갔을 테니 거기선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하늘나라에선 행복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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