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金·金 양궁 남자 단체전 3연패 무대엔 항상 김우진이 있었다
한국 양궁이 개최국 프랑스를 누르며 남자 단체전 3연패의 기쁨을 누렸다.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이 힘을 합친 남자 대표팀은 29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5-1로 꺾고 승리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10연패의 신화를 쓴 데 이어 3연속 금메달로 세계 최강이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양궁에서 나온 두 번째 금메달로 한국은 이번 대회 목표였던 5개(사격 2개·펜싱 1개)의 금메달을 채웠다. 앞으로 혼성 단체전과 남·녀 개인전이 남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국 선수단의 목표 초과 달성도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이 됐다.
사실 한국이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양궁에서 남자 단체전은 상대적으로 도전자들과 격차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다. 세 선수가 고른 기량을 발휘하는 국가들이 많다보니 한국도 아차하면 정상을 뺏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미국과 준결승에서 패배해 동메달에 그쳤다. 런던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이라는 목표에서 유일하게 실패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상을 되찾아 3연패를 내달렸다. 그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김우진이다. 막내로, 둘째로, 맏형으로 순서대로 세 번의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는 개인전 금메달은 없지만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단체전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난 궁사였다. 김우진은 출국 전 “개인전 욕심보다는 단체전 정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행동과 결과로 지켰다. 동료들이 활을 당기기 전 “끝까지 끝까지”라고 독려하는 그의 행동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든든한 맏형의 존재는 단체전에서 세 선수가 고른 컨디션을 보여주는 바탕이 됐다. 랭킹 라운드에서 잠깐 흔들렸던 이우석이 8강 한·일전에서 6발 중 5발을 10점에 꽂는 절정의 감각을 자랑했다. 중국과 준결승에선 김우진이 고비마다 10점을 쏘면서 결승행을 책임졌다.
개최국 잇점을 안은 프랑스를 상대로는 1-1로 맞선 2세트에서 세 선수가 5발의 10점에 꽂으며 59점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3세트도 59점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첫 목표였던 단체전 정상을 지킨 김우진은 이제 첫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내달리게 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임시현(한국체대)과 함께 혼성 단체전과 개인전까지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9개를 포함해 자타 공인 최고의 궁사인 김우진이 파리를 자신의 무대로 바꿔가고 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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