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8장 분량’ 달라진 홍명보 축구철학은?

박효재 기자 2024. 7. 30.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년전 인맥축구 인정
지금은 주요선수 리스트
경기력 되면 누구든 발탁”
변화 약속 취임회견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과거 ‘의리 축구’ 논란을 정면으로 인정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홍 감독은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고 변화를 약속했다.

홍 감독은 “제가 10년 전에는 실패를 했고, 아는 선수들만 뽑아서 ‘인맥 축구’를 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다 인정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K리그의 단편적인 선수들만 뽑았던 것 같습니다. 이름값은 없지만 팀에 도움이 되고 헌신하는 선수들을 잘 몰랐습니다”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명단에 런던 올림픽 멤버 12명을 포함하면서 ‘엔트의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선수 선발이 객관성보다는 과거 인연에 치우쳤다는 지적이었다. ‘홍명보호’는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에서 5승 4무 10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 감독은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K리그에서 3년 반 동안의 경험을 통해 “각 팀의 주요 선수들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며 “이 선수는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은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그간 논란에 대한 ‘석고대죄’에 가까운 사과와 함께 볼 점유율을 높인 주도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체적인 전술 방향과 대표팀 운영 계획도 밝혔다.

공격 전술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파울루 벤투호의 색깔을 이어간다. 홍 감독은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볼 소유의 목적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공격적이면서도 목적성 있는 점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비 전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지공 상황과 역습 상황에 대해 확고한 대비를 할 것”이라며 “수비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져가고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서 공을 탈취하겠다”고 설명했다. 높은 라인의 압박 수비를 통해 빠르게 공을 빼앗고, 공격으로 전환하겠다는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반영한 전술로 보인다.

A4 용지 8장 분량에 사과문과 향후 계획을 담은 홍 감독은 기자회견 초반 “저의 선택으로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K리그와 울산 HD 팬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한 그는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으로 팬들의 용서를 구하겠다”며 부채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홍명보호의 첫 공식 경기는 9월 5일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향에 대해 ‘존중·대화·책임·헌신’의 덕목을 제시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