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픽' 김민석이냐, '전투력' 정봉주냐…'수석 최고위원' 경쟁 치열

김세정 2024. 7.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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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주 4위 김민석, '이재명 지지 신호'에 PK·충청 1위
누적 1위 정봉주와 1.87%P차
중위권 싸움도 치열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당원대회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재명 후보가 9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당대표 연임을 굳힌 가운데 최고위원 경선에선 후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 28일 충남 연설회에서 후보들의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당원대회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재명 후보가 9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당대표 연임을 굳힌 가운데 최고위원 경선에선 후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전투력을 내세운 정봉주 후보와 '명픽' 김민석 후보 사이의 수석 싸움, 그리고 중위권 사이의 순위권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 강원,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충청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순회 합동연설회를 실시했다. 지역별 합동연설회에선 후보들의 정견 발표에 이어 권리당원들의 온라인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호남(전라·광주)과 대전, 경기, 서울의 합동연설회가 남아있고 내달 18일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여론조사 30%의 비율로 합산된다.

28일 열린 충남·충북 지역의 투표까지 합산한 결과 선거인수 28만7422명 중 9만1798명이 참여했고 이재명 후보가 8만2992표를 얻었다. 누적 득표율은 90.41%다. 김두관 후보는 7673표를 얻어 8.36%를, 김지후 후보는 1133표로 1.23%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가 사실상 연임을 확정 지은 것으로 보여 마지막까지90% 넘는 지지율을 이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정치권의 이목은 당대표보단 오히려 최고위원 경선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첫째 주에 열린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 합산 4위에 머물렀던 김민석 후보는 지난 주말 열린 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 등 5개 지역에서 내리 1등을 차지하면서 누적 합계 2위(17.16%)에 올라섰다. 첫 주 누적 1위였던 정봉주 후보는 아직 합계 1위(19.03%)를 유지하고 있으나 김 후보와의 격차가 9.08%P에서 1.87%P로 급격히 좁아졌다.

8명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이 된다. 수석 최고위원이 되면 최고위 회의에서 대표 옆에 앉게 되고 발언권도 우선적으로 얻는데 한주 만에 결과가 급변한 배경에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시그널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첫 주에 김 후보가 4위라는 부진한 결과를 얻게 되자 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인천 연설회 후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김 후보를 최고위원 주자 중 가장 먼저 초대해 "난 좀 이해가 안 된다"라며 선거 결과에 의아함을 표시했다. 지난 22일에는 SNS에 김 후보와 함께 걷는 사진을 게시했고, 27일 울산 합동연설회에서도 김 후보와 나란히 입장했다.

이 후보가 보낸 이같은 신호가 4위에 머물렀던 김 후보의 갑작스러운 선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첫 주 경선 이후 김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잇달아 게시됐다. 정봉주 후보의 과거 논란도 하나의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 깔린 정 후보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대여 전투력에 대한 높은 평가로 선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첫 주 경선 이후 과거 막말 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수석 최고위원엔 적합하지 않다는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한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후보가 동정표를 꽤 받는 것 같다. 아무래도 지도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김 후보가 바람을 타서 호남부터 (누적 합계에서도) 뒤집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보낸 지지 신호가 4위에 머물렀던 김민석 후보의 갑작스러운 선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김민석 후보와 함께 울산 합동연설회장에 들어서는 이재명 후보.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 제공

다만 정봉주 후보는 이 후보가 김 후보를 밀어준다는 일각의 해석엔 선을 그었다.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정 후보는 "이 후보와 (제가) 섭섭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 김민석 후보가 최근 괄목할 만한 활동을 했다. 당원들 124만명이 뽑는데 당대표께서 누가 수석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겠나. 과도한 해석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와 김 후보의 수석 경쟁 외에도 중위권 싸움도 치열한 양상이다. 첫째 주 경선에서 누적 6위에 머물렀던 한준호 후보가 PK를 시작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충청권까지 누적 득표율에서 한 후보는 12.06%로 6위를 차지했는데 5위인 이언주 후보(12.15%)와 불과 0.09%P 차다. 방송4법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국면에서 한 후보의 활약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보인다.

전현희 후보와 김병주 후보의 3~4위 경쟁도 치열하다. 전 후보는 13.20%로 4위를 기록했고, 김 후보는 14.31%로 3위였다. 다만 당 관계자는 2~6위 간 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8등인 민형배 후보가 이번주 열리는 호남권 연설회에서 얼마나 득표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호남의 당원수가 비교적 많기 때문에 이곳에서 크게 선전한다면 민 후보로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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