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女 유도 57kg급 결승 진출... 은메달 확보

파리/장민석 기자 2024. 7. 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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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허미미. / 뉴시스

한국 여자 유도의 희망 허미미(22)가 파리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정보경이 4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 유도는 허미미가 은메달을 확보하며 8년 만에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 여자 유도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친 바 있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유도 57㎏급 4강전에서 브라질의 하파엘라 시우바를 위고쳐누르기 절반승으로 꺾었다.

올림픽에 앞서 시우바에 상대 전적 4전 전승으로 절대적 우세를 보였던 허미미는 시작과 함께 절반을 따냈지만, 득점이 인정되지 않으며 취소됐다. 1분14초를 남기고 시우바가 지도를 받았다.

경기는 0-0 상황에서 연장인 ‘골든 스코어’로 이어졌다. 허미미는 줄기차게 업어치기를 시도했지만, 시우바가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허미미의 계속된 공격 시도로 연장 시작 50초 만에 시우바가 지도를 하나 더 받았다. 허미미는 결국 위고쳐누르기 절반승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앞서 허미미는 부전승으로 32강을 통과했고 16강에선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8강에선 ‘천적’으로 꼽혔던 몽골의 엥흐릴렌 라그바토구에게 절반승을 거뒀다. 라그바토구는 허미미보다 세계랭킹은 낮아도 올림픽에 앞서 허미미에게 3전 전승을 거뒀던 선수. 허미미는 재작년과 작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결정전에서 라그바토구에 번번이 패했고, 올해에도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만나 또 무릎을 꿇었는데 가장 큰 무대에서 멋지게 설욕했다.

허미미는 결승에서 일본계 캐나다 선수인 크리스티나 데구치와 맞붙는다. 허미미는 지난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데구치를 이기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다. 손녀가 한국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경북 체육회에 입단했고, 2022년 2월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동생 허미오(20)도 경북체육회에서 현재 선수로 뛰고 있다.

이중 국적자였던 허미미는 작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인이 됐다. 일제강점기 당시 경북 지역에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허석 선생은 징역 1년형을 선고 받고 만기 출옥 후 사흘 만에 별세했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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