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씨가 마르는 공중보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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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22일 방영된 KBS 2TV '다큐 3일'은 '치유도(島) 위로리(里) 501호(號)'라는 제목으로 충남 병원선 501호의 일상을 소개했다.
충남 501호는 관내 28개 섬을 한 달에 한 번꼴로 찾아가 진찰하고 필요한 약품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서해 낙도 주민과 병원선에 탑승한 공중보건의(공보의)다.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정치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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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대에 재학 중인 지인의 아들은 공보의를 가지 않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대부분의 의대 친구들이 이런 선택을 한다고 한다. 3년간 공보의를 가느니 현역으로 근무하면 졸업 후 개원이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육군 일반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지만, 공보의·군의관은 37∼38개월로 2배 이상 길다. 그래서 공보의 근무를 하면 개원이 늦어져 2억∼5억원 손해를 본다는 말까지 한다고 한다.
의대생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의료 취약지의 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공보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2239명이었던 의과 공보의는 올해 1213명으로 줄었다. 2020년 742명이었던 신규 배치 의과 공보의가 올해는 255명으로, 4년 새 약 65%나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파업으로 대형 병원에 공보의들이 대거 파견되면서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더 심각한 구조적 요인은 따로 있다. 복무 기간과 더불어 열악한 처우 문제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병사 월급은 최근 2년 새 83만원이 올라 올해 165만원(육군 병장 기준)이다. 같은 기간 공보의는 206만원(일반의 기본급 기준)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어제 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 및 급여 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정치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공보의들이 의료 취약지 근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보듬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는 인식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겠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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