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 반대” 시진핑-멜로니 회담, 中-EU 대화 물꼬(종합)
시 주석 “실크로드 정신 견지해야, 관계 발전 촉진”
멜로니 총리 “中과 파트너십 발전, 보호주의 반대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추진하는 외교정책인 일대일로에서 탈퇴하며 거리를 뒀던 이탈리아가 다시 중국과 협력 재개에 적극적이다.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기업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반등을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을 의식한 듯 이탈리아가 중-EU 대화에서 역할을 맡아줄 것을 희망했고 멜로니 총리도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며 화답했다.
일대일로 탈퇴 불편? 실크로드 언급한 習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멜로니 총리를 만나 양국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행동 계획(2024~2027년)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멜로니 총리에게 “양국의 유구한 우호 교류가 동서양 문명교류와 인류사회 발전의 진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평화 협력, 개방과 포용, 상호배움, 상호이익을 핵심으로 하는 실크로드가 중국과 이탈리아의 공통 자산”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각국은 서로 연결되고 단결하면 함께 발전하고 폐쇄되고 분열되면 후퇴한다”며 “중국과 이탈리아는 실크로드 정신을 견지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탈퇴했는데 시 주석이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중요해…차별 없는 환경 제공해야”
현재 국제 정세의 변화에서도 양국 관계 협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정의했다.
시 주석은 “양국 산업 우위는 상호 보완적이고 상호 기회이며 상호 개방과 협력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탈리아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하고 더 많은 이탈리아 고품질 제품을 수입하기를 희망하며 이탈리아 기업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전하고 차별이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탈리아측이 중국의 발전 이념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중국과 유럽간 대화에서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는 등 통상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가 EU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측은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역할을 중시하고 실크로드 정신을 계승하고 중국측과 보다 긴밀하고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며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고 세계 평화와 진보에 새로운 기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국은 경제, 무역 투자, 전기차, 인공지능 등 기타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인문·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더 많은 이탈리아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탈리아는 보호주의에 반대하며 EU와 중국간 관계를 심화하고 발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재계 이끌고 온 멜로니, 中 협력 재개 의지
멜로니 총리는 전날 오후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양자 협력을 재개하려는 의지의 표시”라며 “새로운 형태의 협력 실험을 목표로 한 3개년 계획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멜로니 장관은 전날 이탈리아와 중국이 체결한 산업협력각서에 전기 모빌리티와 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 분야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창 총리가 전날 멜로니 총리에게 “양국은 무역 규모를 끊임없이 확대하고 조선·항공·우주·신에너지·AI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은 이탈리아가 중국 기업에 공평·안전·비차별 경영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의 글로벌 타이어 기업인 피렐리, 명품 패션그룹 돌체앤가바나, 에너지 그룹 에니, 방산기업 레오나르도, 와인 업계 등 재계를 이끌고 중국을 찾았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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