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김용태, 필리버스터 ‘13시간 12분’ 신기록 “민주당에 질 수 없었다”

양지혜 기자 2024. 7. 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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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서 총 13시간 12분 동안 발언하며 ‘역대 최장’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장 기록은 같은당 윤희숙 전 의원이 2020년 12월 13일 국정원법 개정안 반대 토론으로 세운12시간47분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29일 오전 8시32분부터 오후 9시46분까지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이날 13시간여에 걸쳐 각종 논문을 제시하며 방송4법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술수·시나리오가 역사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나라 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EBS의 프로그램들을 열거하며 이사 구성을 법으로 바꿔야 할 만큼 정치 편향적인 운영이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EBS 프로그램 중 세계테마기행을 좋아한다”며 “세계테마기행을 보며 ‘랜선’여행도 했고 몸이 불편해 여행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대리만족을 느꼈을 텐데 이 세계테마기행에 정치적 편향성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EBS의 자랑인 펭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느냐. 뽀로로가 문제가 되느냐”면서 “EBS는 건들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또한 김 의원은 “지금 EBS는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를 늘리는 개정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 확대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넓히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직접 준비한 33페이지 분량의 원고에 더해 ‘한국교육방송(EBS)이 창출하는 후생적 효과에 대한 실증 연구’, ‘공교육원칙에 따른 EBS 수능강의 정책의 정당성’, ‘EBS ENGLISH 방과후 영어프로그램의 효과 및 개선방안 연구’, ‘EBS 프로그램을 활용한 환경수업이 초등학생의 환경감수성 및환경책임행동에 미치는 영향’, ‘온라인 멘토링이 자기주도학습능력, 정서적 안정감, 학습효과에 미치는 영향’, ‘초등영어교육에서 AI펭톡의 역할 및 활용 방안’ 등의 EBS 관련 논문 자료를 꺼내어 읽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야권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언급하며 “타락한 운동권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좀 먹고 망치는지 잘 표현된 드라마”라며 야권 의원들에게 시청을 권유하면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도 비판한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님들이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걸 저는 못 봤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만약 EBS법을 포함해 방송4법이 정말 공정한 언론 환경 법안 만드는 것이었다면 왜 문재인 정부에서 하지 않았냐”며 “민주당은 언론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작전을 짜고 계략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배준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수석 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김용태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지켜보고 있다./뉴시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방통위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하나로 이사 수를 21명으로 증원하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날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 기록을 경신하자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마지막 발언으로 “거듭 말씀드리지만 EBS 개정안은 아닙니다. 민주당이 방송 장악 하기 위한 술수”라며 “이것이 역사가 되는 것은 막아야된다”고 했다.

EBS 개정안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섰던 김 의원은 본지에 “전날(28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시간 가량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을 보고, 제가 적어도 그것보다는 길게 해서 국민들께 방송4법의 부당함을 절박하게 호소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나왔다”면서 “첫 본회의장 연설을 필리버스터로 해야하는 지금의 국회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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