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처음 총 잡은 16세 반효진,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등극

황민국·이두리 기자 2024. 7. 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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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재능으로 국대 발탁
나쁜 일 빨리 잊는 쿨한 성격
실수해도 금세 집중력 높여

마지막 2발이 9.9, 9.6에 맞았다. 1.3점의 넉넉한 리드를 빼앗기고 슛오프에 들어갔지만 반효진(사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황위팅(중국)보다 살짝 늦게 방아쇠를 당긴 반효진은 10.4를 쏘며 0.1점 차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을 시작한 지 채 3년밖에 안 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한 경기력이었다.

한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 반효진은 중학생 때인 2021년 7월 친구 따라 사격을 시작했다. 겨우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사격 천재’라고 평가받아왔다.

반효진은 친구가 “사격이 매력 있다면서 ‘네가 하면 엄청나게 잘할 것 같다’고 설득했다”며 “시작하고 2개월 만에 대구광역시장배에서 1등을 했다. 반대하던 엄마도 본격적으로 밀어주게 된 계기”라고 떠올렸다.

중학교 때 반효진을 지도한 고훈 코치는 통화에서 “보통 아이가 아니었다. 습득이 굉장히 빨랐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건 맞지 않다고 얘기할 줄 알던 선수”라며 “그냥 대단했다. 기억력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사격을 늦게 시작한 대신 남들보다 더욱 노력했다. 반효진은 “사격부 감독님께서 ‘다른 친구보다 1년 늦게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10배 연습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말에 오기가 생겨서 사격부에 더 들어가고 싶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제 성격”이라고 말했다.

평소 ‘쿨’하다는 그는 차분하면서도 나쁜 건 빨리 잊어버리는 성격이다. 그런 성격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 반효진이 결선 첫 10발에서 9점대를 쐈지만, 이후 침착하게 10점대를 꾸준히 쏘면서 1위를 달리던 중국의 황위팅을 거꾸로 압박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뮌헨 월드컵에서는 황위팅에게 0.1점 차로 뒤져 은메달을 땄는데, 한 달 만에 그대로 갚았다.

아버지 반주호씨는 통화에서 ‘딸이 평소 어떤 선수였냐’고 묻자 “시크하고, 자기 주관 뚜렷하고 아주 차분하다”면서 “나는 사격의 ‘사’ 자도 몰랐는데, 딸 때문에 공부를 좀 했다. (금메달이라니) 기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한국 역대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7년 9월20일생으로 16세10개월18일의 나이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10m 금메달을 땄다. 종전 기록은 1988 서울 대회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윤영숙의 17세21일이었다. 남자 선수 최연소 기록은 2020 도쿄 대회 양궁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의 17세3개월12일이다.

황민국·이두리 기자 stylelomo@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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