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고름 차더니 10cm 구멍 뚫려"...뱃살 없애려고 주사 맞았다가, 무슨 일?
지방용해주사를 맞고 뱃살을 빼려다 부작용으로 배 구멍이 생긴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복부가 찢어지듯 생긴 구멍은 깊이만도 약 7cm(6.98), 폭은 10cm 달했다.
최근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에 사는 58세 줄리아 라니는 2023년 7월, 폐경 후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싫고 몸매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지방용해주사를 맞기로 결정했다. 비용 부담이 적고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뱃살을 빼고 싶었던 그는 지역 에스테틱에서 뱃속 지방 용해제인 아쿠알릭스(Aqualyx)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미용 담당 의사는 라니의 복부 부위에 아쿠알릭스 주사 16회를 놓았다. 이 시술에 155달러(한화 2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라니는 면책 동의서에 서명하고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3~4일 정도 기다렸다가 치료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사 직후 해당 부위에 심한 열감과 통증이 올라왔다. 차가운 물을 적신 수건을 대 통증을 완화시키려 했지만 며칠 동안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배에 주먹만 한 농양(Abscess)이 생겼고 일주일이 지나자 해당 부위가 팽창해 복부가 찢어지듯 터지고 말았다. 그는 "너무 아파서 만질 수도 없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농양은 신체 조직 내에 고름이 축적돼 만들어진 염증성 병변이다. 감염된 부위에 백혈구, 죽은 세포, 조직 파편 등이 모여 고름이 형성된다. 주사를 맞은 라니의 복부에 농양이 거의 작은 양배추만한 크기로 커져 갔고 결국 터진 것이다.
라니는 농양이 터진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마저도 이런 증상은 처음 본다며 응급처치 후 복부에 터진 구멍을 꿰매는 수술을 진행했다. 치료를 위해 5주 동안 상처 부위를 붕대로 감고 드레싱을 받았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결국 1.5인치(3.8cm)의 흉터가 남았다.
라니가 맞은 해당 지방용해주사 아쿠알릭스는 2012년 유럽 CE마크를 획득했지만 영국MHRA(의약품 및 건강관리제품 규제청)과 미국FDA 승인은 받지 않은 제품이다. 유럽 CE 마크를 통해 2012년부터 영국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잠재적 부작용은 남아있다.
라니는 농양을 부작용으로 명시한 동의서에 서명한 까닭에, 에스테틱과 아쿠알릭스 제조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그는 "시술을 받기 전 한 달 넘게 온라인에서 조사했지만 농양이 부작용으로 명시된 것을 보지 못했다. 서명했을 때도 너무 일반적인 내용이 많아서 농양이 나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 것 같다" 말했다. 최악의 경우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만 들어서 그 말을 믿었을 뿐이었다고.
라니는 "이번 시련이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시술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술을 받기 전에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검증된 미용 의사에게만 가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방용해주사 미국 FDA승인 받은 제품은 아직 한개 밖에 없어... 자격을 갖춘 의료인이 시술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 문제
주사제 및 미용 피부과 전문 영국의 카심 우스마니 박사는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지방용해주사에도 위험성이 있다"며 "주사할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정확한 위치와 깊이 그리고 사용량을 이해하는 의료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지방용해주사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주사에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의심스러운 성분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이점을 들어 주의를 당부한 카심 박사는 "이러한 부작용은 아쿠알릭스와 같이 유럽내 승인된 안전한 제품에도 존재할 수 있다"며 "자격을 갖춘 의료 전문가가 통제된 의료 환경에서 시술하면 부작용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쿠알릭스는 담즙산(deoxycholate)라는 물질을 성분으로 하는 비수술적 지방 분해 주사다. 주로 비만 치료나 미용 목적으로 체내 특정 부위의 지방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보통 턱, 복부, 허벅지, 엉덩이, 팔 등의 지방 축적 부위에 적용한다. 주사된 부위의 지방 세포막을 파괴해 지방을 액체 형태로 분해시키고, 이렇게 녹은 지방은 림프계를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원리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지방 용해 약물은 키벨라(Kybella) 뿐이다. 턱 밑 (이중턱) 지방 제거 용도로 승인 받았을 뿐 턱 외에 다른 부위 사용에 대해서는 FDA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주성분은 체내 존재하는 담즙산의 합성 형태다.
FDA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의 클리닉과 메디컬 스파에서 승인되지 않은 지방용해주사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아쿠알릭스도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FDA는 승인되지 않은 지방 용해 주사의 잠재적 부작용으로 영구적인 흉터, 심각한 감염, 피부 기형, 낭종 등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감염 및 기타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무면허자에게 시술을 받거나 집에서 자가 주사를 맞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지방용해주사를 자가로 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트루 유 웨이트 로스의 비만 의학 의사 댄 마셀리 박사는 NBC 뉴스에서 "온라인으로 지방용해주사를 구매해 자가 치료를 시도할 경우 자신이 어디에 주사를 맞고 있는지 모를 가능성이 높다"며 "지방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부위가 근육 조직이나 혈관, 신경 주변일 수 있으므로 무턱대고 자가 치료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지방분해주사제는 '벨라콜린'과 '브이올렛'이 유일하다. 다만 FDA에서 해당 제품에 대해 승인한 적은 없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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