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마두로 대통령 3선 성공… 부정선거 의혹 ‘후폭풍’
51.2% 득표… 곤살레스에 7%P 차 승리
서방 언론 출구조사 野 압승과 ‘정반대’
실시간 개표도 비공개… 투명성 논란
곤살레스, 선거 불복 “정부와 전면전”
‘한지붕 두 대통령’ 체제 재연될 수도
반미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야권에서 곧바로 부정선거 의혹과 동시에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국제사회도 마두로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순탄하게 고지에 안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자축의 춤 추는 마두로… 野선 “곤살레스 승리” 선글라스를 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3선에 성공했다는 선거관리위원회 발표 후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 밖에서 지지자들이 연 콘서트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같은 날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오른쪽)가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의 손을 들어올리며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모습. 카라카스=AP·AFP연합뉴스 |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세계에 나 니콜라스 마두로 모로스가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재선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평화, 안정, 공화주의 이상, 평등 이념의 승리”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콘서트 무대에 올라 레게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우리가 살아온 날은 정말 아름다운 날”이라며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이 승리를 나에게 준 것에 감사한다. 이건 평등이라는 이상의 승리”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 정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발표된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나 투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코스타리카 등 주변국에서도 ‘마두로의 사기 승리 거부’ 또는 ‘마두로 대통령 인정 불가’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3년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 승리로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집권하게 된다.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후 30년 넘게 좌파 통합사회주의당(PSUV) 일당 ‘차비스모’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차비스모는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 중앙집권적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를 통칭한다. 남미의 온건 좌파 정부 출범 물결(핑크 타이드)에 다시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주의자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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