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활’…무기 쥔 한국은 강하다

황민국 기자 2024. 7. 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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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영이 29일 레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에서 활을 쏘고 있다. 왼쪽 아래는 금메달을 확정하고 포효하는 펜싱 오상욱, 오른쪽은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총을 쏘고 있는 오예진. 연합뉴스


펜싱·사격 금메달 이어
양궁 단체 10연패 성공하며
29일 새벽 ‘깜짝 종합 1위’
‘한국은 전투민족’ 밈 유행


대회 金 13개 중 8개…런던서 시작
리우서도 6개·도쿄서는 5개
한국 전체 金 ‘8할 이상’ 합작
무기종목 선전에 순위 기대도 ↑


한국 양궁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하자 온라인에서는 ‘한국은 역시 전투민족’이라는 농담이 쏟아졌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종목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과 달리 대회 초반 ‘무기 종목’에서 금메달이 이어졌다.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 직후인 29일 새벽, 한국이 메달 종합 순위에서 캐나다를 제치고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상욱(28·대전시청)이 지난 28일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를 15-11로 꺾으면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은 개인전에서 첫 정상에 오르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사격에선 이틀에 걸쳐 금메달이 쏟아졌다.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김예지(32·임실군청)가 28일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나란히 1~2위로 시상대에 섰다. 김예지는 원래 사격계에서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오예진은 지난해 처음 국제 대회에 등장했던 신예로 올림픽 신기록(243.2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비밀병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29일에는 ‘사격 천재’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더했다. 사격을 시작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반효진은 중국 황위팅과 슛오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에도 흔들리지 않고 0.1점차 승리를 따냈다.

앞서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 은메달(금지현·박하준)을 포함하면 이번 대회 사격에서 벌써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가 나왔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사격에선 은메달 1개에 그쳤다.

임시현(한국체대)과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이 힘을 합친 양궁 여자 대표팀은 29일 단체전에서 올림픽 역사에 남을 10연패에 성공했다. 준결승과 결승 모두 슛오프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강심장’의 힘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세계 최강’을 넘어 ‘우주 최강’이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총, 칼, 활 등 무기 종목에서 메달이 쏟아진 건 2012 런던 대회 부터였다. 당시 금메달 13개 중 사격과 양궁에서 3개씩을 땄고 펜싱에서 금메달 2개를 더했다. 2016 리우 대회 때도 금메달 9개 중 6개가, 2020 도쿄 대회 때도 금메달 6개 중 5개가 무기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 파리 올림픽 역시 무기 종목의 강세는 이어진다. 펜싱에선 오상욱이 중심인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세계랭킹 1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인 임시현은 이번 대회에서도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까지 3관왕을 바라보고 있다. 사격의 초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

이번 대표팀은 축구를 비롯한 구기 종목의 탈락으로 48년 만의 초미니 선수단(143명)으로 참가했고, 성적 부진이 우려됐으나 무기 종목의 강세로 초반 상승세를 탔다. 과거 강했던 ‘무도 종목’의 선전이 더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 대한체육회가 개막 전 예상한 한국 선수단의 성적은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였다.



파리|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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