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고발 경찰…“‘용산에서 심각히 보고 있다’ 전화 받아”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현 서울 강서서 화곡지구대장)이 당시 영등포경찰서 서장이 ‘용산’을 언급하며 “언론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백 전 과장은 29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수사 성과를 칭찬받았으나 이후 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백 전 과장은 지난해 9월 세관 마약 의혹을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오후 9시쯤 김모 당시 영등포서장이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백 전 과장은 이 전화를 받기 얼마 전 당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오찬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사 중이던 백 전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또 다른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현 수원 남부경찰서장)은 이날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영등포 형사과장은 오해를 크게 하고 있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언론보도가 나는 것을 막겠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했다”며 “외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조 경무관은 당시 인천세관장이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브리핑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조 경무관을 감찰한 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에 그쳤다. 이후 윤희근 경찰청장은 직권으로 조 경무관을 경고 조치했다. 반면 백 전 과장은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인사 조치됐으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는 서울경찰청장 재직시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백 전 과장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조 후보자는 백 전 과장에 대한 인사 발령이 “좌천성 인사로 볼 수 있다”면서도 수사 외압 때문이 아니라 집중 수사 지휘 사건에 관한 보고를 누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그 사건(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서울경찰청에서 집중 수사 지휘 사건으로 분류가 돼 있다”며 “집중 수사 지휘 사건으로 분류가 돼 있으면 관련 내용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백 전 과장은 몇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한 일이 있었고 특히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는데 검찰에서 불청구를 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고검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원회에 보내 심의받는 것이 불복 절차로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백 전 과장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상태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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