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으로 시작한 홍명보호 “월드컵 16강 이상”
K리그·울산HD 팬들에 깊은 사과
“벤투호 이어 목적성 있는 볼 점유
9월 3차 예선 선수 구성 신경 쓸 것”
홍명보 신임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석고대죄’에 가까운 사과와 함께 볼 점유율을 높인 주도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논란 속에 선임된 홍 감독은 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체적인 전술 방향과 대표팀 운영 계획도 밝혔다.
기자회견 초반, 홍 감독은 “저의 선택으로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K리그와 울산HD 팬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한 그는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으로 팬들의 용서를 구하겠다”며 부채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선임 과정에 대한 팬들의 불만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홍 감독은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 8장 분량의 사과문 및 향후 대표팀 운영 계획을 읽어 내려갔다.
공격 전술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파울루 벤투호의 색깔을 이어간다. 홍 감독은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볼 소유의 목적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공격적이면서도 목적성 있는 점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비 전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지공 상황과 역습 상황에 대해 확고한 대비를 할 것”이라며 “수비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져가고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서 공을 탈취하겠다”고 설명했다. 높은 라인의 압박 수비를 통해 빠르게 공을 탈취하고, 공격으로 전환하겠다는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반영한 전술로 보인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과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서의 행정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를 토대로 한국 축구의 체계적인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A대표팀에 조기 승선시키거나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9월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당면 과제로 꼽으면서 “24시간 철저한 계획을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유럽파들은 시즌 초반이라 경기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시점이지만, 무엇보다도 승리라는 결과가 중요한 월드컵 최종 예선인 만큼 확실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선수 구성까지 모두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좋지 않은 여론 속에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존중·대화·책임·헌신’의 덕목을 제시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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