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충칭 임시정부 청사 첫 방문…“내년 광복 80주년,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28일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이소심씨(왼쪽), 김연령씨(오른쪽), 유수동씨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8일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서울시장 중 처음으로 방문했다. 오 시장은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외에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서울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중국 외교 일정을 진행 중인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충칭 롄화츠(연화지) 청사를 방문해 임시정부 마지막 주석이던 백범 김구 선생 흉상 앞에서 묵념했다. 이어 애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헌화했다.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하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40년 충칭에 자리를 잡아 1945년 해방 때까지 머물렀다. 이곳 대지면적은 1300㎡, 건축면적은 1770㎡로 각지 임시정부 청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김구 선생과 장제스 당시 국민당 총통의 회담자료, 독립신문, 광복군 관련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오 시장은 청사 회의실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도 했다. 독립운동가 이달 선생의 장녀 이소심씨(85)와 광복군 군의처장이자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유진동 선생의 막내아들 유수동씨(69), 김구 선생의 판공실 비서였던 김동진 선생의 딸 김연령씨(69)가 참석했다.

1990년 충칭시 인민대표(시의원)였던 이씨는 당시 충칭시가 청사를 허물고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하려는 계획을 보존으로 전환토록 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사이를 중재했다.

오 시장은 “충칭시 정부가 마음 써주지 못했다면 (청사) 보존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임시정부가) 목숨 바쳐 활동해준 덕에 후손들이 ‘우리나라가 목숨 바쳐 희생해가며 항일운동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퇴직 후 아버지께서 (독립운동) 활동하셨던 곳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자료집 등에 아버지의 연설 기록은 있으나 원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자료 발굴에 도움이 필요하면 서울시에 요청해달라. 어떤 도움이든 드릴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광복 80주년 해외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서울 초청 제안이 나오자 “내년에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고 그때 모실 수 있으면 저희도 영광일 것”이라며 “형식과 내용을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충칭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