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들쭉날쭉’ 한은 건설투자 통계 신뢰성 논란
계절적 요인 지나치게 많이 반영돼
“경기 예측 지표 활용엔 무리” 지적
‘1분기 3.3%, 2분기 -1.1%’.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분기별 건설투자 증가율이다. 지난 3개월간 건설투자 부문의 성장률을 측정한 지표인데, 지나치게 들쭉날쭉해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이 지난 25일 발표한 올 2분기 건설투자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1%로 나타났다. 1분기 발표 때 건설투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3.3% 증가해 ‘깜짝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에 그래프가 고꾸라졌다.
과거 데이터를 봐도 건설투자 항목은 변동 폭이 컸다. 2022년 1분기 -3.3%를 기록했다가 2분기 0%, 3분기 -0.2%에서 4분기는 1.1% 상승했다. 2023년에도 1분기 0.6%를 기록했으나 2분기 0.2%, 3분기 1.9%, 4분기 -3.8%로 방향성이 일정치 않았다.
한은은 이에 대해 1분기 수치가 유난히 튀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29일 “기본적으로 건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건설 착공 실적이 계속 나빴으나 올해 1분기에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대단지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치가 올랐고, 계절적 요인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1분기에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중개수수료나 취득세 등 세금도 건설투자의 부대비용으로 잡혀 미세하게 1분기 건설투자 숫자를 끌어올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수치 예측이 정확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착공이 끝없는 감소 수렁에 빠져 있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2023년 말에 급감했다가 2024년 1분기 급증하고, 2분기는 하락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최근 통계를 보면 건설투자 지표는 한국 경제를 예측하는 지표로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을 지나치게 많이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한은의 부정확한 수치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1분기 ‘깜짝 성장’ 이후 기획재정부는 “교과서적인 성장 경로로의 복귀”라고 평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3개월 전보다 0.4%포인트나 높였다. 1분기 수치가 달라지면서 연간 전망치를 바꾼 것이다.
특정 항목이든 전체 경기 예측이든 통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재정지출 자료를 좀 더 빨리 받을 수 있는지 논의하고, 기술 진보에 따라 바뀌는 부분도 개선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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