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부산 민주당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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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0년 3월 부산으로 이사했다.
그 해 열린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서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부산 순회 경선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많은 21.51%를 득표해 전국 2위로 올라섰다.
일주일 전만 해도 4위에 머물던 그가 상승세를 탄 것은 친이재명계 당원들의 '몰표' 덕분이라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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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0년 3월 부산으로 이사했다. 그 해 열린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서다. 경선 상대는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서울시장 낙선 경험이 있는 김민석은 ‘서울을 이기자’는 도전적 슬로건으로 당심을 공략했다. 결과는 김 전 장관 승리. 김민석도 ‘맨 땅에 헤딩’ 한 것 치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을 괴롭히던 ‘철새’ 이미지 희석은 더 큰 성과였다. 부산 민주당 역시 15년 만에 성사된 ‘부산시장 후보 경선’ 흥행에 고무됐다.
386그룹 선두이던 김민석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오판해 긴 슬럼프에 빠졌다. 지지율이 빠지던 노무현 후보를 떠나 정몽준 후보가 이끄는 국민통합21로 이적한 것이다. 지금까지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이유다. ‘부산행’은 김민석에게 전략적 선택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키운 부산에서 장렬히 전사해도 당원 마음을 얻으면 재기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경선에서 고배를 든 김민석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대법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그에게 벌금 600만 원과 추징금 7억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다. 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했다. 서울로 돌아간 김민석은 절치부심 끝에 21·22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부활했다.
최근 김 의원을 비토하는 글이 SNS에 확산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그를 뽑지 말자는 내용이 상당수다. 이유는 “김민석 후보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부산사람 표를 구걸하지 말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도 있었다. 김 의원 지역구는 산업은행이 위치한 여의도(영등포을)이다. ‘서울을 이기자’던 과거와 달리 그는 균형발전 정책인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해왔다. SNS에 글을 쓴 당원들은 그가 최고위원이 되면 산업은행 이전이 불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 야권에선 “민주당이 부산 총선에서 참패한 이유가 산업은행 때문”이라는 분석도 꽤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부산 순회 경선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많은 21.51%를 득표해 전국 2위로 올라섰다. 일주일 전만 해도 4위에 머물던 그가 상승세를 탄 것은 친이재명계 당원들의 ‘몰표’ 덕분이라는 해석이 많다. ‘친명 전략가’로 불리는 김 의원이다. 그가 최고위원을 넘어 수석최고위원(1위)에 당선되면 연임이 확정적인 이재명 전 대표 기반은 탄탄해진다. 반면 산업은행 이전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부산 민주당원들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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