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얻은 아이였는데…청양 주택 화재에 할머니·손자 참변
[앵커]
어제(28일) 오후 충남 청양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는데요.
이 불로 70대 할머니와 3살 손자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소방대원들이 불이 남아 있는 집안 곳곳에 물을 뿌립니다.
주택 전체가 연기에 휩싸였고, 모두 타 검게 변했습니다.
불이 꺼지고 난 뒤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입니다.
집채는 모두 무너졌고, 검게 탄 나무기둥과 대들보만 남았습니다.
농번기를 맞아 다른 가족들이 농사일을 나간 사이, 이 불로 인해 집안에 있던 70대 할머니와 3살 배기 손자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외할머니가 바쁜 엄마·아빠를 대신해 아이를 돌보던 가운데 사고를 당했습니다.
화마에 아이와 장모님을 잃은 아빠는 다 무너져 버린 집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결혼 10년여 만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아이를 허망하게 보냈습니다.
<김홍설 / 아이 아빠> "네가 해달라고 하는 거 뭐든지 해줄게. 내가 못하는 거는 그거 다하면 네 엄마가 해줄 거야 그랬는데…."
집 대문 앞에는 일손을 돕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던 외가 친척들이 할머니와 손자를 위해 만든 작은 제사상도 놓였습니다.
마을에 유일한 어린아이의 안타까운 소식에 마을 어른 모두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홍 / 이웃 주민> "동네에 애가 없으니까 걔 하나만 보면 막 아무개 이리 오라고 서로 안아주고 업어주고 그랬어."
경찰과 소방당국은 29일 현장감식을 벌였습니다.
경찰은 불이 집 안에서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영상취재 : 임재균]
#충남_청양 #화재 #할머니와손자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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