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안돼 회원 반토막… 수렁 빠진 경찰직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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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관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현장 경찰의 구심점이 돼야 할 전국경찰직장협의회(전국직협)가 출범 2년이 채 안 돼 내홍에 휩싸였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당시 1인 시위와 '릴레이 삭발' 투쟁 등으로 반대 움직임을 주도하며 주목받았던 전국직협이 현장의 외면을 받는 것은 내부 권력 다툼에만 골몰하는 지도부 책임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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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경찰 사망 속 구심점 못돼
회원 2만5000명… 가입률 20% ‘뚝’
“내부 다툼 골몰” 지도부 비판 속출
조직에 회의감… 내부 와해 우려도
일선 경찰관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현장 경찰의 구심점이 돼야 할 전국경찰직장협의회(전국직협)가 출범 2년이 채 안 돼 내홍에 휩싸였다. 한때 5만명이 넘었던 회원 수는 반 토막이 났고, 구성원 사이에 각종 고소와 소송전도 잇따르는 중이다. 직협이 이대로 와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전국직협 측은 회원 수 급감과 관련해 “회비 미납 등에 따라 조직 단위로 제명된 사례가 많다”는 입장이다. 부산직협의 경우 최근 3개월간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자동으로 제명됐다고 한다. 다만 인당 월 3000원에 불과한 회비를 미납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 때문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회의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민관기 위원장 등 지도부는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린 상황이다. 민 위원장은 4·10 총선을 앞두고 임원들에게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민 위원장이 한 지역 직협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일도 있다.
지도부에 대한 공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당시 1인 시위와 ‘릴레이 삭발’ 투쟁 등으로 반대 움직임을 주도하며 주목받았던 전국직협이 현장의 외면을 받는 것은 내부 권력 다툼에만 골몰하는 지도부 책임이란 것이다. 특히 이달 18일 서울 관악서 소속 A 경위에 이어 충남 예산서 B 경사, 동작서 C 경감 등 일선 경찰관 3명이 일주일 사이 숨진 이후 경찰 조직 전체가 술렁이는 가운데, 직협이 정작 그동안 현장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는 무관심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서강오 전남직협 대표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민 위원장을 중심으로 몇몇 임원이 전국직협을 사유화하는 등 민주적 원리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존재감이 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비판이 10월 2대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현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흑색선전이라는 반박도 있다. 민 위원장은 회원 수 감소 추세와 관련해 “아직 경찰 내부에 노조나 직협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히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답했다.
한편 전국직협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잇단 경찰관 사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수사본부는 현장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보다는 우리 현장 경찰을 목 조르는 수치와 실적 위주 평가로 수사 경과자들에게 압박을 가해왔다”며 “경찰청장과 국수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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