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이재명 때리기'서 '정책 대결'로 반전 모색

라창현 2024. 7. 2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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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지지율 8.36%…반등 불투명
금투세·종부세 정책 비판 무위로
'개딸'·'집단쓰레기' 언급했다 '뭇매'
대연정 카드…중도·국민 여론 관건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민생경제 대연정'을 꺼내들었다. 그동안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했지만 한 자릿수에 머문 지지율이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책대결로 반전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18. [사진=뉴시스]

김 후보는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경제가 위기다. 최소한 민생경제만큼은 정쟁을 중단하고 여야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년간 민생경제 전반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함께 지자는 것"이라며 △경제부처 전면 개각 △여야 합의로 '연정내각' 인물 추천 △여야 합의로 민생지원금 신속 집행 △민생경제 법령 신속 처리 △민생경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을 연정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김 후보는 당 대표 시절 이재명 후보의 실정을 집중 공격했다. 이 후보가 중도층 표심 확보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들고 나오자 '부자감세'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이 후보 중심으로 바뀐 데 대해 "제왕적 대표로는 미래가 없다"며 직격했다. 급기야 지난 주말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선 "소수의 '개딸(이 후보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까지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노골적 비판에도 이 후보는 꿈쩍도 않았고, "집단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이라며 당 내 자성론에 호소했지만 되레 당 차원의 뭇매를 맞았다. 급기야 비판을 자제하던 당내에서도 김 후보에 대한 비판과 아쉬움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SBS라디오에 출연해 "(개딸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말은) 보수언론이 민주당을 폄훼하고 분열하기 위해서 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 비판을 선거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 같아 상당히 걱정된다"며 "새로운 국가 비전 전략·민주당의 변화·새로운 정책 노선들을 갖고 논쟁을 붙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누적지지율 8.36%(7673표)에 8·18 전당대회까지 20일 남짓. 김 후보 입장에서는 대연정 제안이 지지율 반등을 위한 몇 안 되는 불쏘시개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대결 구도로 몰고가 당 내 중도층과 국민여론에 호소해 '한 자릿수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만은 피하자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지금 진행되는 투표는 권리당원만 하고 있어서 (이 후보 지지율이) 90%가 나오는 건 크게 놀랍지 않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비전을 제시해서 (동의를 얻는다면) 오는 17~18일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이미 대표가 결정됐는데, 뭐 하러 투표하냐'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원과 무당층이 투표에 나선다면 지지율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김 후보 캠프 계산이다. 김 후보는 국가 현안에 대한 정책을 다음 주에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장 대연정 카드가 먹히진 않겠지만, 민주당 중심으로 중도·부동층을 공략하는 전략"이라며 "원래 김 후보는 그런 식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지율 반등 가능성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는 (당 대표 경선에) 국민 여론조사 비중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마저도 민주당 지지층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대표 경선에서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 대상) 30% 비율로 합산한다.

김 후보의 대연정 제안의 목적이 지지율 끌어올리기가 아닌 다른 데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는 당 대표가 아닌 대권이 목적"이라며 "오늘 제안한 이슈는 전당대회보다는 대권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보다 득표율이 안 나오니까 발언도 강해지고, 정책도 얘기하는 것"이라며 "핵심은 포스트 이재명이 자신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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